기사제목 래피의 사색 # 248 / '기타와 굳은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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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의 사색 # 248 / '기타와 굳은살'

기사입력 2017.08.1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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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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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DJ 래피]

내가 이 세상에서 진리라고 생각하는 몇 안 되는 법칙 중 하나는 등가교환의 법칙이다. 만석꾼은 만 가지 걱정이 있고 천석꾼은 천 가지 걱정이 있듯이, 누구나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를 잃어야만 하고, 뭔가를 얻기 위해선 그와 동등한 무게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내가 피부로 체감하는 등가교환의 법칙 중 하나는 TV와 관련되어 있다. 나는 책을 읽기 위해 TV를 내다 버린 지 오래된 결과로 활자 중독을 얻었으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드라마나 예능 프로를 왜 안 보느냐는 타박을 당하는 대가를 자주 치른다. 사람마다 그 형식의 차이만 있을 뿐, 등가교환의 법칙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인간은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1992년, 경남 진주에서 고등학교 Rock Band를 할 때, 나는 기타를 쳐보려고 했던 적이 있다. 시도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기타를 치려면 손가락 끝을 괴롭히는 고통의 반복과 굳은살이 생기는 과정을 필연적으로 거쳐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과정에서 기타 플레이어의 꿈을 접게 되고, 기타엔 뽀얀 먼지만 쌓여간다. 나 역시 그 과정을 고스란히 겪었고, 결국 "손가락이 아닌 입으로 기타 소리를 만들어내자"며 에어 기타로 방향 전환을 하게 된다. 자기합리화의 끝판왕 되시겠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게 반응이 괜찮았고, 당시 진주 고등학교의 학생주임 선생님으로부터 <인간 가라오케>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나는 모든 기타리스트들을 존경한다. 아마도 그들 중 대다수는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어서 기타줄을 퉁기기 시작했을 것이다. 손가락 끝의 고통을 참아내는 일 역시 자기가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그들은 분명 연주해주고 싶은 누군가가 생겨서, 또는 간절히 연주해보고 싶은 곡이 생겨서 자발적으로 굳은살 대장정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 결과 그들은 그들의 삶에서 기쁨을 찾았을 것이며, 그들의 삶이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었을 것이다.

# 요약.

자발적인 삶을 살며 기쁨을 찾는 일. 그리고 자신의 삶이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일. 그것보다 가치 있는 일이 있을까? 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각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인생이라는 기타'를 꺼내어 굳은살 대장정을 시작하자.

"우리 모두 기타리스트가 되자. 그리고 가슴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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