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래피의 사색 # 250 / '좌우명 : 믹싱의 변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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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의 사색 # 250 / '좌우명 : 믹싱의 변증법'

기사입력 2017.10.0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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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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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DJ래피]
인간은 생존을 위해 망각을 선택하는 '각의 동물'이다. 모든 걸 기억하는 게 과연 좋을 거 같은가? 천만에! 모든 걸 기억한다는 건 그야말로 불행의 극치다. 망각이 없다면 얼마나 끔찍할지 생각해보라. 이별, 상처, 실수, 미움 등의 기억이 수십 년이 지나도록 잊히지 않는다면 어떨까? 매번 그 당시처럼 똑같은 강도로 미움이, 슬픔이, 부끄러움이 느껴진다면, 그야말로 삶은 고통 그 자체일 것이다.
 
인간에게 망각이 필수라면, 꼭 기억하거나 마음에 담아둘 일은 끊임없이 되새김질해야 한다. 하여 망각의 동물인 우리에게는 자신을 일깨우는 격언인 좌우명’(座右銘)이 꼭 필요하다. 좌우명은 늘 자리 옆에 두고 생활의 지침으로 삼는 말이나 문구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자리 오른쪽에 둔 명심할 내용이란 뜻인데, ''은 한문 문체의 일종이다. 고대에는 주로 종(Bell)이나 정(, 발이 세 개 달린 솥을 말하는데, 주역에도 화풍정괘가 나온다.)에 새기는 문장을 뜻했다. 그러니까 좌우명은 자기 스스로를 일깨우거나 다른 사람의 업적을 널리 기리기 위해 명()을 새긴 것이다.
 
좌우명이란 말은 후한의 학자 최원(崔瑗)<문선>에 실린 '좌우명'이란 글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최원은 어려서부터 배움에 뜻을 두어 18세 때 낙양으로 유학을 떠났는데, 그곳에서 천문을 익혔고 주역을 배웠다. 특히 글을 잘 지었고 서예에도 능통했다. 그러나 형인 최장(崔璋)이 타살당하자 최원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직접 나서 원수를 죽여버린다. 그 후 관아의 추적을 피해 숨어 지내며 유랑생활을 해야만 했다. 몇 년 뒤 조정의 사면을 받아 고향에 돌아온 뒤 그는 자신의 살인행위를 깊이 뉘우치고 덕행을 기르고자 글 한 편을 지었다. 이 글을 명문으로 만들어 책상머리맡에 두고 시시각각 자신의 언행을 경계했는데, 이 문장을 좌우명이라 칭한 것이다.
 
내가 글로 적어놓고 자주 들여다보는 좌우명은 매우 다양한데, 요즈음 많이 생각하게 되는 좌우명이 있다. 그것은 바로 DJ 믹싱의 변증법을 통해 배우는 '상생의 미학'이다. DJ가 음악을 플레이 중인 A Deck ''이라면, B Deck ''이 되고, 이것이 적절한 믹싱 포인트에 적절한 방법으로 믹싱 되면 ''을 이루게 된다. 이것은 흡사 우리네 삶과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단절과 일방통행으로 인한 다툼이 아닌 공존과 상생, 그리고 소통의 법칙을 나는 DJ 장비를 다루며 깨달았다.
 
# 요약.
 
<군자 화이부동, 소인 동이불화>는 논어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DJing에도 군자 화이부동이 있다. A Deck의 노래와 B Deck의 노래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서로 옳다고 주장하며 싸울 때, 그것은 음악이 아닌 소음이 된다. '동이불화'의 상태가 된다. 반면에 A의 주장을 오롯이 경청한 후, B의 주장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과정은 Mixing, 즉 화이부동(서로의 다름에 대한 인정)이다. 요컨대 Beat Matching'상대와 보조를 맞추는 것'이며, EQing'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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