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래피의 사색 # 256 /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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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의 사색 # 256 / '2×2=4'

기사입력 2017.10.1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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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DJ래피.jpg
 
[사진출처 = DJ래피]
2×2=4는 이성에 의해 보증된 상식이다. 인류가 마땅히 준수하기로 정한 법칙이며, 이것에 역행하는 것은 곧 비정상이 되고 만다. 그런데 도스토옙스키는 묻는다. 어떻게 그걸 확신하나? 그것이 논리의 법칙이더라도 왜 모든 인간의 법칙이어야 하는가? 그는 2×2=5도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2×2=4가 꽤 괜찮은 녀석이라면, 2×2=5는 사랑스럽다고 말한다.
 
알다시피 오늘날 교육의 목적은 인간을 평범하게 만드는 것,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정해진 프레임대로만 살면 과연 모두가 행복할까? 다수가 지배하는 세계의 압제에 끌려다니지 않고 본인의 자유로운 의지대로 사는 삶은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일까? (물론 이 과정에서 타인을 해치고, 법을 어기는 행위는 논할 가치도 없다.)
 
인간에게 정해진 운명이란 것이 있을 수 있는가? 설사 그런 게 있다고 해도, 인간은 그런 운명에 만족하면서 살 수 있는가? 정답을 따라 산다는 것, 그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도스토옙스키에게 2×2=4라는 합리적인 계산은 훌륭한 것임에 틀림없고 이의가 없지만, 언제나 4란 것에 그는 참을 수가 없다. 그는 온 인류가 지향하는 삶의 목적이 2×2=4가 되는 것은 죽음의 시작이며 인간에 대한 멸시라고 말했다. 노자 역시 "모두가 똑같은 것을 수행하는 사회 보다 각자가 바라는 것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 더 강하다."고 했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기의 길을 개척해야 하는 존재다. 그 길의 목적지와 가는 방법은 각자가 정하는 것이지 태어날 때 이미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도스토옙스키는 <지하 생활자의 수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류가 지향하는 지상의 모든 목적은 오직 목적 달성을 위한 이 끊임없는 과정에, 달리 말해 삶 자체에 있는 것이지, 어차피 2×2=4가 될 수밖에 없는 목적 자체에, 즉 공식에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2×2=4는 이미 삶이 아니라, 여러분, 죽음의 시작이 아닌가... 인간이란 언제 어디서든 이성이나 이익의 명령에 따르기보다는 하고 싶은 짓을 제멋대로 하고 싶어 하는 성질이 있다. 설사 자기 자신의 이익에 반대되더라도 하고 싶은 걸 어쩌겠는가... 현명한 것 이외에는 원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에 구속받지 않기 위해서 더없이 어리석은 것이라도 능히 원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싶은 것이다. 여러분, 이런 어리석기 짝이 없는 행위, 즉 제멋대로의 변덕이야말로 우리 같은 인간에겐 이 지상의 무엇보다도 가장 귀중하고 유익한 것일는지 모른다."
 
# 요약.
 
이 세상에 절대 진리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그 무엇도 쉽게 단언해서는 안 된다. 나는 요즘 말을 할 때, 매 순간 의식의 화살표를 가지고 한 번 더 체크하면서 내뱉으려고 노력한다. 이를테면 소가 되새김질을 하듯이 입에서 말이 튀어 나가기 전에 한 번 더 검열하는 방식이라고나 할까. 그리고는 최대한 말 앞에 밑밥을 까는 습관을 들이는 중이다. "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 또는 "그래, 나는 네 의견을 존중해. 그렇다면...는 어떨까?" 이런 방식의 언어 습관이다. "아니죠. 이건 ... !", "얌마, 이건 ... 잖아!" 와 같은 말투는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 쉽다. 말과 칼 중에 더 무서운 것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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