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래피의 사색 # 261 / '디폴트(Def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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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의 사색 # 261 / '디폴트(Default)'

기사입력 2017.11.0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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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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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J래피]

운전보다는 대중교통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가끔 운전을 하다 보면, 공격적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갑자기 끼어든 것도 아니고 미리 깜빡이를 켠 상태로 차선 변경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뒤에 있던 차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달려오거나 하이빔과 동시에 경적을 울리며 매우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왜 그런지를 한 번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내린 결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보지 못 했고, 알지 못 한 관계'라서 그렇다. 이양역지(以羊易之)는 맹자에 나오는 이야기로, 제물로 끌려가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소를 보고 왕이 불쌍하게 여겨 소를 양으로 바꾸라고 명령했다는 이야기다. 왕이 소를 양으로 바꾸라고 한 까닭은 보았다는 것과 '만났다'는 사실 여부였다. 끌려가던 그 소는 왕이 눈앞에서 보았고, 만났고, 알게 되었지만, 양은 보지 못했으니 양으로 바꾸라고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본다는 것은 만난다는 것이고, 만나고 서로 안다는 것은 결국 관계를 의미한다. 만약 아는 사람이었다면 뒤차가 내게 그렇게 했겠는가? 아는 사람이 아니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아마 그러지 않을 확률이 높다.

 

두 번째는 '침략'에 대한 인간의 무의식적 거부반응 또는 집단무의식이 그 이유다. 인간은 침략에 대한 무의식적 거부감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디폴트(Default), 즉 기본값으로 설정해야 한다. 당신이 수렵채집인이라고 가정해보라. 길을 가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다면? 그다지 반가운 존재가 아닐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늘 안심하고 싶어 하며, 자신이 갖고 있는 확신을 불편하게 할 어떤 존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불신하는 경향이 있고(Neophobia, 새것 공포증), 또 종종 미지의 것들을 두려워한다. 논리적이지 않지만 실제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현실이 그렇다.

 

# 요약.

 

인생에는 기본값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기본값 설정을 잘 해놓고 나면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너그러움을 가지고 감정적 거리감을 유지할 수 있다. 웬만해서는 분노나 유감, 실망 등에 가슴을 졸이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욕쟁이 할머니 가게에 가서 욕을 들었다고 해서 할머니와 싸우는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저 할머니는 원래 욕을 하는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이미 기본값으로 받아들이고 가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기본값의 힘이다. '저 사람은 원래 저렇더라'는 기본값을 가지고 살면 미움, 증오, 분노는 눈 녹듯 사라진다. 미움을 없애 낮추고 겸손하여 갈등을 만들지 않고 다투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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