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래피의 사색 # 264 / '늧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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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의 사색 # 264 / '늧바람'

기사입력 2017.11.1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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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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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J 래피]

일의 조짐, 또는 먼저 보이는 낌새 등을 뜻하는 우리말인 ''. 고전을 읽는 자들의 공통된 바람은 아마도 늧바람, '늧에 대한 바람(Wish)'이 아닐까?인류 수천 년 역사는 온갖 격변으로 가득했지만 딱 하나의 상수가 있었는데, 바로 인간 그 자체이다. 우리의 도구와 제도는 고대와 전혀 다르지만, 한껏 잘난 척하며 살아봤자 인간 마음의 심층구조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우리는 고전을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목적은 바로 <온고지신 &법고창신>이 아닐까? ()'따뜻할 온'이지만 <온고지신>에서는 '학습할 온'이다. ()'법 법'이지만, <법고창신>에서는 '본받을 법'이다. '옛 것을 학습하여 새로움을 알고, 옛 것을 본받아 새로움을 만듦'을 세 글자로 바꾸면 결국 <늧바람>이다.

 

일찍이 우리 선조들은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통해 '변화'가 우주의 본질임을 깨달았다. 음의 기운이 다하면 양의 기운으로 변하고, 양의 기운이 다하면 다시 음의 기운으로 변한다. 가수 황정자가 노래한 <노랫가락 차차차>는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담은 노래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은 못 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겸손해야 한다. 영원한 승자도 없고, 영원한 패자도 없다. 타인과의 공존을 모색하지 않고 아등바등 짓밟으며 살아봤자 결국 자연의 이치를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이 한없이 약한 인간이란 존재다.

 

물극필반(物極必反), 사물의 전개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 보름달도 하루만 지나면 이지러지기 시작하고 아무리 달집을 크게 만들어도 나중엔 재만 남는다. 지혜로운 자라면 쇠망의 시기에 흥성의 때를 준비하고, 흥성할 때 쇠망의 조짐, 즉 늧을 읽어 낼 것이다. 지혜가 지식과 다른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궁즉변(窮卽變), 무엇이든 궁극에 이르면 변화한다. 변즉통(變卽通),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처럼 궁극에 이르면 해답이 나타난다. 통즉구(通卽久), 통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어 안정을 찾는 단계이며, 평화가 지속되는 단계이다. 이 단계가 되면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안락이 이어질 줄 알고 관성에 젖어든다. 그리하여 다시 궁의 상태로 이어진다. 이렇듯 세상 만물은 끝없이 변한다.

 

# 요약.

 

'제행무상', 모든 존재의 근본 양상은 변화다. 십 년 가는 권력 없고, 열흘 붉은 꽃이 없다. 밤이 새면 낮이 오고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이러한 질서로 인해 천지자연이 유지되고, 인간과 세상 만물이 존재할 수 있다. 우리 몸속에 피가 순환하는 것을 비롯하여 계절의 순환, 112달의 순환, 일주일의 순환,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 등 순환은 세상의 기본 원리이다. 생물도 탄생 주기가 있고, 사업도 잘 되는 주기가 있으며, 우리 인생도 운명의 주기가 있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 얽혀 있다. 겸손해야 한다. 늧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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