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래피의 사색 # 289 / '도# 그리고 레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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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의 사색 # 289 / '도# 그리고 레b'

기사입력 2018.08.1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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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문화칼럼리스트]
DJ래피.jpg
 
[사진제공 = DJ래피]

누구에게나 기회는 온다. 반드시. 영원한 실패도 없고, 영원한 성공도 없다. 액슬 로즈 형이 주역을 읽어봤는지는 몰라도 이미 1991년에 주역의 도를 깨우치고는 있었던 거 같다.

 

"Cause nothin' lasts forever 왜냐면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어

Even cold November rain 심지어 차가운 11월의 비조차도"

 

'쉬엄쉬엄 갈 착()'은 말 그대로 사람이 조금 걷다가 쉬엄쉬엄 천천히 가는 모양을 뜻하는 한자다. "천천히 가지만 뒤로는 가지 않는다."를 가슴에 늘 담고 사는 나 같은 사람에게 딱 어울리는 한자다. 그런데, 빠르다는 뜻의 한자 '빠를 속()'에도 쉬엄쉬엄 갈 착(=)이 들어간다. 은 나무()를 묶어() 쉬엄쉬엄 간다(=)는 뜻이다. 여러 번 왕복하지 않고 한 번에 묶어서 가면 느린 것 같아도 오히려 빠르다.

 

나는 길 위의 젖은 낙엽 같은 존재다. 어딜 가나 항상 먼저 얘기하기도 한다.

 

"길 위의 젖은 낙엽, 글 쓰는 DJ 래피입니다."

 

젖은 낙엽은 쓸어도 쓸어도 잘 안 쓸린다. 천천히, 그러나 끈질기게 붙어간다. 그러다 언젠가 때가 되면 결국 거름으로 남으리라. 그러고 보니 길을 뜻하는 한자 '' 역시 착(=)과 수(, 머리)로 이루어진 단어네? 그렇다면 는 결국 쉬엄쉬엄 걸어가며 사람이 생각하는 것이겠다.

 

반면에 내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지나침, 즉 과도함인데, 여기에 쓰이는 글자는 허물 과(). 주역에서는 뇌산소과, 택풍대과에 나오는 글자이기도 한데, 암튼 여기도 역시 착(=)이 들어간다. 바른길을 지나쳤다, 도를 넘쳤다는 뜻이다.

 

도를 넘치지 않고 쉬엄쉬엄 '소요유(逍遙遊)'하고자 하는 것, 이것이 나의 철학이다. 소요유(逍遙遊)에는 글자 자체에 이미 한없는 여유로움이 있다. () 자는 소풍 간다는 뜻이고, () 자는 멀리 간다는 뜻이고, () 자는 노닌다는 뜻인데, 글자 세 개가 모두 책받침 변()으로 되어 있다. 책받침()은 내가 좋아해 마지않는 '쉬엄쉬엄 갈 착()'이다. 소풍 갈 때도 쉬엄쉬엄 가고, 멀리 갈 때도 쉬엄쉬엄 가고, 노닐 때도 쉬엄쉬엄 놀고.

 

# 요약.

 

나는 레b 보다는 도#이 좋다. 도에 #을 붙여서 반음을 올리면 레로 가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레에 b을 붙이면 내려가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옥타브는 높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낮은 도에서 천천히 #을 붙여 올라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산다. 이게 바로 젖은 낙엽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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