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래피의 사색 # 290 / '고스톱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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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의 사색 # 290 / '고스톱의 철학'

기사입력 2018.09.04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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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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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DJ래피]

내가 잘하는 게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포기다. 내가 진짜 잘하는 게 있다. 그것은 바로 도전이다. 과감하게 포기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도전하는 것, 그게 내가 가장 잘 하는 일이다.

 

분노, 슬픔 같은 감정은 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생긴다. 하지만 세상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일 투성이다. 마음의 괴로움을 줄이려면 욕망을 적절히 조절하거나 줄이는 수밖에 없다. 얻는 게 많으면 잃는 것도 많다. 가진 게 많으면 스트레스도 동반 상승한다. 원하는 걸 모두 다 이룰 수는 없다는 걸 매일 되새김질하는 것이야말로 마음 편히 살기 위한 비책이다.

 

한 사람만 주야장천 마음대로 다 이루어지는 법은 없다. 그 사람도 반드시 잃게 되는 순간이 오고 실패하는 순간이 온다. 고스톱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광이 많다고 패가 더 잘 풀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광이 많으면 괴롭다. 판을 포기할 수도, 패를 버릴 수도 없다. 광이 좋은 건 광을 팔 때뿐이다. 그 조차도 등가교환의 법칙이다. 판에 끼지 못하는 대가로 광을 파는 거니까.

 

고스톱 역시 인연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한다. 어떤 사람은 패가 좋아도 치다가 뻑을 하거나 독박을 쓸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패가 안 좋아도 조커를 뒤집거나 뒷패가 붙어 쪽을 하거나 뻑을 가져가서 금방 날 수도 있다. 가진 게 없어도 열심히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 뒷패가 짝짝 붙어오는 것, 이것이 바로 시절 인연이다. 가진 게 없는 나는 시절 인연의 고수다. 느리게 가지만 절대 뒤로는 가지 않는다. 2018, 시절 인연이 계속 들어온다. 겸손하게 더 겸손하게 낮은 자세로 임할 것을 다짐하며 24시간을 계속 쓰고 읽는다. 심지어는 꿈에서도 책을 읽는다.

 

때로는 나처럼 껍데기만 가진 것보다 더 좋은 게 없다. 피로 가득한 패는 쳐서 쌍피가 되거나 광, 청단, 초단 등 뭔가 다른 패를 붙여서 들어온다. 그러다 보면 뜻하지 않게 먼저 날 수도 있다. 고스톱에서 어떤 패를 가졌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칠 것인가가 핵심인 것처럼 인생 역시 어떻게 살 것인가가 중요하다. 무엇을 가졌느냐는 사실 별 의미 없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모든 걸 골고루 다 갖춘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천석꾼은 천석꾼대로 만석꾼은 만석꾼대로 다 고민이 있고 슬픔이 있고 아픔이 있다. 세상에 평평하기만 한 길은 없다. 멀리 보이는 지평선도 가까이 가서 보면 비탈과 언덕길이 이어진다. 평지만 계속되는 인생이 없고, 비탈만 진행되는 인생도 없다. 마냥 탈 없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도 그 나름의 고난과 어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 요약

 

불사의(不思議), 생각해봤자 소용없다.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일은 생각하여 헤아리지 않는다. 너무나도 불사의해서 생각해봤자 소용없는 경우는 불가사의(不可思議), 즉 사의해서는 안 된다. 인생은 고스톱과 같다. 나눠주는 패를 고를 수는 없지만, 그 패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나한테 달려 있다. 세상은 무수한 불사의와 불가사의로 가득하다. 가장 근본적인 불사의는 태어난 것이다. 왜 나는 나로 태어났는지 생각해봤자 아무 소용 없다. 그것은 내 의지가 개입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안 되는 건 과감하게 포기하고 또 도전하는 거다. 되면 좋고,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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