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전쟁, 지진 등 복잡해 보이는 자연현상에도 어떤 패턴이 발견되며, 사람 역시 패턴에 지배당하는 동물이다. 세상 모든 것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해 있거나 끊임없이 임계점을 향해간다. 학창시절에 배운 엔트로피란 단어를 기억하는가? 이것은 열역학 제2법칙으로,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유용한 상태에서 무용한 상태로, 질서 있는 상태에서 무질서한 상태로 변화한다는 것을 뜻한다. 때문에 우리는 음(-)의 엔트로피를 투입해야 한다. 나를 망치는 패턴을 바꾸려면 그냥 둬서는 안 되고 의식적인,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만큼 한번 고정된 패턴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사람을 바꾸는 3가지 방법을 생각해봤는데, 일단 나 자신에게 적용해보니 효과가 좋다. 그것은 바로 '쓰는 말을 바꾸는 것', '습관을 바꾸는 것', '만나는 사람을 바꾸는 것'이다. 그런데, 이 3가지를 시도하기 전에는 반드시 부록으로 다음 질문들이 따라야 한다.
우선, 말을 하기 전에는 늘 마음속으로 이렇게 물어본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생각하다 보면 이제 말을 함부로 듣지 않고, 함부로 내뱉지 않게 된다.
"이 말이 필요한가?"
"이 말이 따뜻한가?"
습관에 있어서도 늘 마음속으로 이렇게 물어본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생각하다 보면 이제 습관을 함부로 들이지 않고, 함부로 버리지 않게 된다.
"이 습관이 필요한가?"
"이 습관이 따뜻한가?"
사람을 만남에 있어서도 늘 마음속으로 이렇게 물어본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생각하다 보면 이제 사람을 함부로 만나지 않고, 함부로 버리지 않게 된다.
"이 만남이 필요한가?"
"이 만남이 따뜻한가?"
우리 모두는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말로써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존재다. 그것을 겸허히 인정해야 겸손의 출발선에 설 수 있다. 나는 이것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 내가 제일 먼저 시도한 것은 TV를 없애버리는 것이었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자면 이제는 24시간을 텍스트와 함께 하는 패턴이다. 종이책, 전자책, 메모장, 오디오북 등 읽을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루 종일 쉼 없이 읽는다. 사람과의 만남에 있어서 예전에는 상대방 탓을 많이 했었다. 이제는 사람과의 만남을 선물에 비유하는 법을 터득했다.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이 내게 왔다면 그냥 돌려주면 그만이다. 그것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요즘엔 책을 통해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만난다. 책 속에 그들의 이야기가 있고, 그들의 삶이 있다.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지며, 기적은 사람으로부터 온다.
# 요약.
"좋은 논밭을 가지려고 하지 마라. 천 말들이 곡식이 책 속에 들어 있다. 고대광실 높은 집을 짓지 마라. 황금 기둥의 집이 책 속에 들어 있다.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지 마라. 갈대숲처럼 빽빽한 마차가 책 속에 들어 있다. 평생 욕심을 낼 것은 밝은 창문 앞에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이다." - 권학문(勸學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