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빅뉴스 김동효문화칼럼리스트]
지난주 에버노트 강연에서 했던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엔트로피의 지배를 받는다."
엔트로피는 무질서도를 뜻한다. 지금은 깨끗한 방도 청소를 하지 않으면 끝없이 더러워진다. 뭔가를 먹지 않으면 우리는 버틸 재간이 없다. 세상 모든 것은 그냥 두면 죽거나, 더러워지거나, 망각하거나, 무질서도가 증가한다. 사람도 그냥 놔두면 해이해진다. 기억의 기본값은 망각이다. 그냥 놔두면 반드시 잊힌다. 하여 지속적으로 무질서도에 대항하려는 음의 엔트로피, 즉 네겐트로피(Negative Entrophy)를 투입해야 한다.
작심삼일을 피하는 방법은 작심삼일을 3일마다 하는 것이다. 더 좋은 건 작심매일이다. 매일 리마인드하고 매일 실천하며 다짐을 새로 하는 거다. 이 대목에서 문득 주역의 중천건괘가 떠오른다. 중천건괘의 삼효에 나오는 기가 막힌 효사를 모두에게 꼭 소개하고 싶다.
"군자 종일건건 석척약 려 무구"
건건이라는 것은 직역하면 '마르고 말랐다'가 되니, 결국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라는 뜻이다. 척은 '두려워할 척'이니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한다'라는 뜻이다. 중천건 삼효를 의역하면 '군자가 종일토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저녁마다 반성하고 조심하므로 위태로운 자리에 있더라도 허물이 없다.'라는 뜻이 된다.
덕이 있는 사람은 항상 자신의 행실을 돌이켜 살피면서 삼가는 자세를 가진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인기가 있는데도 조심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주변의 시기와 질투의 시선을 벗어날 수 있다. 불철주야로 기억하고, 다짐하고, 반성하고 수양하며 자강불식('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음')한다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인생의 초기에는 승승장구하다가 어느 단계에서인가 교만에 빠져 더 이상 발전을 못하고 좌절하고 마는 수많은 사례들을 상기하면 중천건 삼효의 의미가 더 쉽게 다가올 것이다.
적자생존, 적는 자가 살아남는다. 적는다는 것은 망각이라는 엔트로피를 벗어나려는 네겐트로피다. 역사를 돌이켜보라. 적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은 한낱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일체유심조, 세상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그러나 사흘 만에 무너지고야 만다는 ‘작심삼일’ 또한 인간의 특성이다. 보통은 작심이 삼일만에 무너지면 다시 도전하지 않고 그냥 끝내버리더라. 작심삼일을 작심매일로 바꾸고 매일 저녁 '석척약'을 한다면 운명의 물줄기가 서서히 바뀌는 걸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운명의 운(運)은 운전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