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래피의 사색 # 313 / '성게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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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의 사색 # 313 / '성게의 역습'

기사입력 2019.08.0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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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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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DJ래피]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라고들 한다. 며칠 전 강원도 고성 아야진 해변에서 성게를 잡았는데, 내게는 성게가 한 권의 책이었다. 그리고 그 책 속에는 내가 미처 몰랐던 놀라운 사실들이 많았다. 진정한 앎은 무지를 아는 데 있다고 했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무지했던가? 

우선 성게의 영어식 표현은 Sea Urchin, 즉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부랑아' 되겠다. 부랑아라는 단어에서부터 뭔가 느낌이 싸했다. 암튼 성게는 가시를 이용해 이동을 하는데, 내가 직접 본 바로는 가시를 발처럼 이용해서 걷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성게는 석회질의 이빨이 있어 주로 해조류나 심지어는 바위에 붙어 사는 수생동물도 잡아먹으며, 해저를 지배하고 있는 동물이라고 한다. 왜 부랑아라고 불리는지 이해가 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지금부터다. 마치 밤처럼 생긴 성게의 껍질을 까면 알처럼 생긴 게 나온다. 하지만 그건 성게의 알이 아니었다. 그건 알이 아니라 성게의 생식소였다. 성게는 암수딴몸이다. 그게 무슨 말인가? 암컷 성게의 난소에서 배출된 난자와 수컷 성게의 정소에서 배출된 정자가 바닷물 속에서 체외수정을 해서 번식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성게알이라 부르는 것은 모든 성게, 그러니까 암컷과 수컷 모두에서 나온다. 이는 결국 수컷도 알을 품고 있다는 셈이니 말이 안 된다. 충격적이게도, 성게알은 성게알이 아니었다. 성게의 암컷 몸에 있는 건 난소, 수컷 몸에 있는 건 정소다. 그러니 ‘성게알’은 ‘성게 생식소’라야 정확한 표현이다. 

마지막으로 이 부분이 가장 충격이었는데, 성게는 현재 지구온난화와 함께 바다의 사막화라고 불리는 백화현상의 주범인 골칫거리로 부상 중이라고 한다. 해조류를 무지막지하게 뜯어먹어버리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는다. 뭐든 적당해야 한다. 과한 것은 누르고, 부족한 것은 장려함으로써 균형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현명함 아닐까? 암튼 성게의 생식소는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우리가 많이 먹어서 없애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아, 그리고 성게의 천적이 되는 건 돌돔이라고 하더라. 돌돔이 성게 껍질을 파먹기 때문에 그렇단다. 병법과 여러 고전들이 틀린 게 아니었다. 역시 영원한 승자는 없다. 성게는 돌돔에게 먹히고, 돌돔은 사람에게... 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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