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술을 끊었다, 담배를 끊었다' 등에 쓰이는 한자, 絶(끊을 절). 絶의 갑골문을 보면 絲(실 사) 사이에 여러 개의 칼이 그려져 있다. 무언가를 끊을 땐 뜨뜻미지근하게 말고 단칼에 자르듯 끊어야 한다.
끊는 건 공자가 단연 선두 주자다. 공자가 끊어버린 네 가지, 자절사(子絶四)란 무의(毋意), 무필(毋必), 무고(毋固), 무아(毋我)를 말한다.
1. 의 : 주위를 돌보지 않는 사사로운 마음.
2. 필 : 목에 칼이 들어와도 반드시 이루겠다는 집착
3. 고 : 변화를 거부하는 꼰대 마인드
4. 아 : 자기만 맞고 나머지는 다 틀렸다며 굽히지 않음
1. 세상 혼자 살 수 없다. 서로 돕고 살아야지.
2. '반드시'를 버리면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된다. 세상 일은 '반드시' 내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
3. 易, 변화는 천지자연의 원리다. 변화를 거부함은 자연의 섭리를 거부함이다.
4. 사실이 아니라 의견이고, 진실이 아니라 관점이다. 어찌 내 말만 맞을 수가 있나?
무의(毋意), 무필(毋必), 무고(毋固), 무아(毋我)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겸손'이다. 겸손의 겸(謙)은 [言+兼], 즉 '말을 포용한다'라는 뜻이다. 내 말만 옳다고 할 게 아니라 남의 말도 들을 줄 알아야지.
당장 어떤 사람을 머릿속으로 떠올려보라. 왠지 모르게 겸손과 사랑이 넘치는 얼굴이 있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의 얼굴에선 오만과 고집불통의 이미지가 꽉 차 있다. 관상은 이미지다. 그건 성형수술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겸손의 삶, 관용의 삶, 사랑의 삶을 살아야 생기는 나이테가 바로 좋은 관상이다.
눈앞에 미운 사람이 없고 마음에 불평할 일이 없는 것이 평생의 지극한 즐거움이다. (眼前無不好人, 肚裏無不平事, 是爲平生至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