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김동효의 세상 바라기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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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동효의 세상 바라기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기사입력 2016.09.1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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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칼럼리스트]
김동효.jpg
[사진=김동효]
알다시피 나는 작년 겨울부터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고양이는 크기만 작을 뿐, 호랑이를 닮은 동물이다. 할퀴고, 나무를 잘 타고, 밤에 돌아다니고, 육식하고, 몸이 부드러우며, 동작이 빠르고, 두려움이 없고, 높이 뛰어오르는 등 속성이 일치한다.
 
공자는 주역을 죽간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도록 읽었다는데, 주역에서는 고양이, 호랑이의 성질을 태 (, )로 표현한다. 이것은 이를테면 연못을 상징하는데, 그릇도 연못과 닮았다. 연못은 물을 담고 있고 그릇도 무언가를 담는 데 쓰인다. 그러므로 담는다는 성질로 볼 때 상자, 가방, 주머니,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의 품도 다 같은 뜻이다. 이 모두를 태 (, )로 표현한다.
 
우리의 마음은? 마음도 연못과 같다. 연못은 물을 담아놓고 넘치지 않게 한다. 침착한 사람도 같은 이치다. 평정은 바로 마음이 태 (, )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무술의 달인이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능력은 바로 평정이다. 넘치지 않는 법,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 다시 고양이로 돌아가자. 고양이는 좀처럼 당황하는 법이 없고, 언제나 태평하고 침착하다. 사람도 연못 같은 사람, 즉 태 (, )인 사람은 생명력을 안에다 간직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사람은 기운의 낭비가 심하다. 사고를 잘 치는 사람은 태 (, )의 기운이 부족한 경향이 있다.
 
우리 삶의 본질은 상처다. 삶은 상처투성이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편하다. 똑같이 안 좋은 일을 당해도 어떤 사람은 상처를 입고 어떤 사람은 상처를 입지 않는다. 그 차이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마음, 즉 자존감에 달려 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상처가 인생을 망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자존감이란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임을 아는 마음이다. 1 등이 아니어도, 빼어난 외모를 갖추지 못했어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긍정할 수 있다면 건강한 자존감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
 
고양이는 자존감의 화신이다.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고양이는 자기를 오롯이 사랑할 줄 아는 존재이며 오직 현재에만 집중하며 산다. 매일 열심히 털을 그루밍하고, 똑같은 사료를 꼬박꼬박 먹고, 시원하게 똥을 누고 열심히 모래로 덮는다. 기분이 좋으면 우다다다 뛰어다니며 날렵함을 자랑한다. 고양이는 결코 우울해 하지 않는다. 진정한 자존감과 행복을 나는 고양이에게서 발견한다.
 
# 요약.
 
한 독일 일간지에 영화배우 모건 프리먼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내가 볼 때 모건 프리먼도 태 (, )의 기질을 가진 사람이다.
 
기자 : 내가 당신에게 '니그로'라고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프리먼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당신이 나를 '니그로'라고 부르면 문제는 당신에게 있지 나한테 있는 게 아닙니다. 나는 관심을 끊어 버림으로써 문제를 가진 당신을 혼자 내버려 둘 겁니다.
 
수처작주 (隨處作主, 어느 장소에서든지 주체적일 수 있다면), 입처개진 (立處皆眞, 그 서는 곳은 모두 참된 곳이다). 어디를 가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고양이처럼. 오해하지 말자. 남을 지배하라는 게 아니라 내 삶의 주인이 되라는 말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어떤 일이 닥친다 해도 능히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김동효칼럼리스트 기자 nikufes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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