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김동효의 세상 바라기 '곤 (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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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동효의 세상 바라기 '곤 (困)'

기사입력 2016.09.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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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칼럼리스트]
김동효.jpg
[사진=김동효]
실패, 탈락, 곤경. 1+1 행사처럼 늘 나를 따라다녔던 단어들이자, 내게는 참으로 익숙한 단어들이다. 오늘의 글은 실패에, 탈락에, 곤경에 힘들어하는 모든 제자를 위한 것이다.
 
공자가 진 (), ()의 국경 근처에서 곤경에 빠져 배를 곯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도 공자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에 자로가 한 마디 쓱 던진다.
 
선생님께서는 이 지경에서도 노래를 부르시니 그것도 예입니까?"
 
공자는 들은 척 만 척 노래를 다 마친 다음에 말했다.
 
군자가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교만을 없애기 위함이며, 소인이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두려움을 없애기 위함이다. 옛말에 '팔을 세 번 부러뜨려 보아야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다'고 이르지 않았더냐. 이 진채지간(陳蔡之間)의 일은 나에게 불행이 아니라 오히려 큰 다행이다. 내가 듣기로 군주된 자가 곤경에 처해 보지 않으면 왕도를 이룰 수 없고 뜻을 가진 선비가 곤경을 겪어 보지 않으면 그 뜻을 이룰 수 없다고 했다."
 
역사 속에는 널리 배우고 깊게 도모했으면서도 때를 만나지 못한 사람이 숱하게 많이 등장한다. 지혜롭고 어리석은 것은 타고난 재능이고, 하고 아니하는 자유는 인간에게 있고, 만나고 만나지 못하는 것은 때이며, 죽고 사는 것은 운명이다. 그러므로 어려운 곤경에 처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
 
공자는 인간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일과 인간이 선택하여서 할 수 있는 일을 구별하여 운명을 바라보았으며, 인간이 선택하여서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운명을 '만들어'가는 것에 더 주목했다. 타고난 재능, 이것은 나면서부터 타고난 조건이므로 인간이 바꿀 수 있는 영역 밖에 있다. 자신의 운명에 대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삶의 지혜와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 요약.
 
곤괘는 <주역>47 번째 괘이며, 택수곤 (澤水困)이라고 부른다. 연못을 상징하는 태괘 (, )가 위에, 물을 상징하는 감괘 (,)가 아래에 놓여 이루어진 대상괘이다. 연못 아래에 물이 놓여 있는 이미지이니 연못에 물이 빠져 메마른 상태, 즉 곤란한 상태다. 우리는 보통 곤경에 처했을 때 세상 탓, 남 탓을 한다. 하지만 ''괘 괘사에서도 나오듯이, 분노에 가득찬 불평불만이나 변명을 일삼는 행위는 신뢰를 떨어뜨려 일을 그르칠 뿐 이로울 것이 없다. 구차스럽기만 할 뿐이다.
 
'해리포터'를 내기 전 작가 조앤 롤링의 삶은 직장과 결혼의 실패로 궁핍 그 자체였고, 이혼한 채 혼자 키우던 갓난아기를 맡길 곳이 없어 유모차를 밀며 글을 썼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쉰 살이 넘어서야 비로소 명성을 얻었는데, 심리학의 입문서로 불리는 <꿈의 해석>은 당시에는 아무도 출판해주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작 600부를 자비로 출판 했다. 한비자는 진나라 감옥에 갇혀 있을 때 불후의 고전을 썼으며, 손자는 황제가 다리를 절단하라는 명령을 내린 후에 <손자병법>을 썼다. 사마천은 격분한 황제에 의해 궁형을 당했으면서도 끝내 <사기>를 완성했다. 오직 자신을 바르게 하고 삶의 기예를 쌓아 나가는 것, 그리고 때를 기다리는 것이 어쩌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인지도 모른다.
 
[김동효칼럼리스트 기자 nikufes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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