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래피의 사색 # 37 '행복의 가죽 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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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래피의 사색 # 37 '행복의 가죽 주머니'

# 37 '행복의 가죽 주머니'
기사입력 2016.11.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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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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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동효(DJ래피)]

피의 사색 # 37  '행복의 가죽 주머니'

 

나는 진정 내가 살고 싶어 하는 인생을 사는가? 내 재능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우리는 이 같은 자문과 거침없는 자기성찰을 통해서만 진정으로 자기 자신에 육박해 들어갈 수 있다.

 

가치관의 대변화는 삶에 무언가 충격이 가해졌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사랑하는 이가 아프거나, 삶의 큰 변곡점을 겪고나면 그제서야 우리는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는 달라지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사람들은 부나 명예나 권력을 추구하며 그런 조건들이 최고의 가치인 양 여기고 살지만 막상 죽음이 닥치면 그런 조건들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깨닫는다. , 죽음은 현존재가 진정으로 자기를 발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통로이다.

 

절체절명의 순간을 경험한 사람들은 얘기 한다. “이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 싶어요. 가족,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겁니다.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미래에 대한 걱정과 돈 벌 궁리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도스토옙스키는 184912월 어느 날, 농민반란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총살형을 선고받았다. 광장에 선 그의 얼굴에는 두건이 씌워졌다. 그 순간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에게 맹세를 한다. “만약 여기서 살아나간다면 스쳐가는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기리라. 인생의 단 1초도 허비하지 않으리라.” 그는 체념하듯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때 다급히 황제의 전갈을 받아 달려온 마차가 있었다. 황제는 사형 대신 유배를 보내라는 소식을 전해왔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그는 동생에게 이런 편지를 쓴다. “인생은 신의 선물. 모든 순간은 영원의 행복일 수도 있었던 것을! 아아, 좀 더 일찍, 좀 더 젊었을 때 알았더라면! 이제 내 인생은 바뀔 것이다.”

 

플라톤은 인간의 본성을 논하며 자신이 목격했던 것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 때문에 사람들은 수치를 잊고 온갖 기술과 책략에 굴복해서 따른다." 나는 저 문장에서 '만족할 줄 모르는' 에 밑줄 쫘악 긋고싶다. 신발이 구리다고 투덜대는 사람은 발이 날아가 봐야 자족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견유학파 철학자 디오게네스, 미국의 자연주의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 같은 사상가들은 집착적인 축재 행위를 비난하고 그 대안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단순하고 자족적인 삶을 제안했다.

 

얼마전 읽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페터 슐레밀의 놀라운 이야기'에는 그림자를 팔아 행복의 가죽 주머니를 얻은 남자가 등장한다. 슐레밀은 악마로부터 금화를 끝도 없이 꺼낼 수 있는 주머니를 받는 대신 자기 그림자를 팔아버린다. 슐레밀은 돈이 넘쳐나게 많아도 그림자가 없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외면당하게 된다. 결혼 또한 성사 직전에 그림자가 없다는 것 때문에 파국을 맞는다. 다시 나타난 악마는 그림자를 돌려줄 테니 그 대신 죽은 뒤에 영혼을 내놓으라고 한다. 자기보다 먼저 영혼을 팔았던 부호의 비참한 지경을 알게 된 슐레밀은 행복의 가죽 주머니를 버리고 악마와 인연을 끊는다.

 

물욕은 대부분의 욕망과는 달리 영영 만족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물질적 충족에 의한 행복은 짧고 허망할 뿐이다. 지금 내가 가진 것보다 더 좋은 물건은 항상 있게 마련이며, 우리의 욕심은 끝이 없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물건은 그보다 더 좋은 것을 발견하는 순간, 불행의 씨앗이 되고 만다.

 

# 요약.

 

돈이 얼마나 많아야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돈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게이지, 그 절대치를 과연 계량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하나같이 더 많이 갖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보다 흥미로운 것은, 돈이 이미 많은 사람들도 예외 없이 재산이 더 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존 록펠러는 인터뷰 도중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대답했다. “그가 가진 것보다는 좀 더 많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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