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래피의 사색 # 48 '견 &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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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래피의 사색 # 48 '견 & 관'

# 48 '견 & 관'
기사입력 2016.11.2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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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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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동효(DJ래피)]

래피의 사색 # 48 / '& '

 

(See)’이란 단순히 사물을 본다는 의미인 반면, ‘(Observe)’은 관찰하여 살피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둘의 차이는 제법 재미있다.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 지나가면 그저 ''하고 말지만, 호감이 가는 사람이 나타나면 우리는 ''한다. 나는 고양이가 지나가면 ''하지만 강아지가 지나가면 ''한다. 이는 공부나 일에도 적용된다. 자의적 지향성을 갖고 하는 공부나 일에는 ''이 성립되지만 마지못해 하는 공부나 일에는 ''의 관점이 부과된다.

 

우리나라는 교육열은 물론, 교육의 우수성 모두 대단하다. 하지만 그 경쟁력이란게 결국 비슷한 인재를 속성으로 많이 길러내는 것일 뿐이다. 역으로 말하면, 창의적인 학생들에겐 불리한 교육 환경이다. 기타를 치고 싶은 학생은 기타를 밤새워 치게 하고, 그림을 그리고 싶은 학생은 그림을 마음껏 그릴 수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우수했던 학생들이 미국에 가면 헤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버드에 입학하는 학생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중도 탈락자의 60%가 한국 학생이라는 사실.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우리는 학창시절 선생님의 생각을 그대로 머리에 입력했다. 늘 칠판을 ''했을 뿐이다. 주입시키고 요약 정리해 주는 '-Oriented' 교육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새로운 것을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Oriented' 훈련이 결여된 경우가 많다. 대학과 취업 그리고 결혼으로 이어지는 중국집 코스요리같은 기성세대의 프레임을 그대로 자신들의 인생에 끼워 넣어 버린 채, 그냥 남들처럼 쳇바퀴를 잘 돌리기 위해 공부할 뿐이다.

 

세상에 나온 지 25년이나 지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영화의 무대인 1950년대 미국의 명문 고등학교는 지금의 우리 고등학교와 많이 닮았다. 붕어빵 찍어내듯 똑같은 학생들을 대량 생산하는 수업이 아니라 각자의 생각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키팅 선생님의 교육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학생들에게 그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인생의 가르침을 준다. “Carpe Diem. 오늘을 잡아라. 인생을 탁월하게 살아라.”

 

내 음악인생의 멘토는 DJ 처리형이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함께 쪼아야 한다는 뜻의 줄탁동기(啐啄同機)’라는 고사성어를 볼때마다 나는 처리형을 떠올린다. 알 속의 병아리가 제아무리 힘껏 알을 쫀다 해도 알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어미 닭이 밖에서 함께 쪼아야 비로소 단단한 알이 깨진다. 여기서 병아리는 깨달음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자이고, 어미 닭은 깨우침의 방법을 일러주는 멘토이다. 새끼와 어미가 동시에 알을 쪼지만, 그렇다고 어미가 새끼를 나오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미는 다만 알을 깨고 나오는 데 작은 도움만 줄 뿐, 결국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새끼 자신이다. 다시 말하면 멘토는 깨우침의 계기만 제시할 뿐이고, 나머지는 제자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말이다.

 

독수리 떼와 함께 날고 싶으면, 계속 칠면조 사이에 끼어 있어서는 안 된다.

 

# 요약.

 

우리는 단군 이래 가장 많이 공부하고 제일 똑똑하고, 외국어에도 능통하고 첨단 전자제품도 레고블록 만지듯 다루는 세대야. 안 그래? 거의 모두 대학을 나왔고, 토익점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자막 없이도 할리우드 액션영화 정도는 볼 수 있고 타이핑도 분당 300타는 우습고 평균 신장도 크지.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고, 맞아, 너도 피아노 치지 않아? 독서량도 우리 윗세대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아. 우리 부모세대는 그 중에서 하나만 잘해도, 아니 비슷하게 하기만 해도 평생을 먹고살 수 있었어. 그런데 왜 지금 우리는 다 놀고 있는 거야? 왜 모두 실업자인 거야?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한 거지?” - 김영하 <퀴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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