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래피의 사색 # 55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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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래피의 사색 # 55 '소외'

# 55 '소외'
기사입력 2016.12.0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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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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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동효(DJ래피)]

래피의 사색 # 55 / '소외'

 

세모녀가 나란히 누워 숨졌다는 기사가 났다. 머리맡에는 흰 봉투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고 한다. '주인 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라고 적힌 봉투에는 현금 70만원이 들어 있었단다. 불과 며칠전까지도 우리 모두의 이웃으로 살아가던 이들이다.

 

그들은 사회로 부터 '소외'되고 말았다.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서 부모님과 여동생을 부양하던 그레고르는 어느 날 아침, 자신이 벌레로 변해 있음을 발견한다. 가족들의 태도는 돌변한다. 가족들에게 다가가려는 그레고르의 시도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와 더 큰 상처만 받고 결국 먼지만이 가득한 방에서 쓸쓸하게 굶어 죽는다. 가족들은 비로소 더러운 벌레로부터 해방되었다고 느끼며 안도한다.

 

그레고르는 '소외' 되고 말았다.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주인공 매기가 권투 중 척추 손상을 입어 전신 마비가 되자, 그녀의 가족들은 디즈니랜드를 구경하고 와서는 그녀의 마비된 손을 강제로 움직여 사인을 하게 한 다음 상금을 가로챈다.

 

매기는 '소외' 되고 말았다.

 

미치 앨봄의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에서 주인공 에디는 평생을 조그만 놀이 공원에서 놀이 기구 정비공으로 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에디는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된다. 그리고 죽은 뒤 처음 만난 파란 사내에게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그 사내가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것이다. 에디가 일곱 살 때 공을 주우려 차도에 뛰어드는 것을 피하려던 차가 트럭에 부딪혀 그 안에 타고 있던 파란 사내가 죽고 말았다. 에디는 죽은 파란 사내를 보며 말한다. “내 어리석음 때문에 왜 당신이 죽어야 했단 말이오? 이건 공평치 않아요.” 그러자 파란 사내는 말한다. “삶과 죽음에는 공평함이 없어요. 내가 지상에서 살 때, 다른 사람들도 나 대신 죽었어요. 매일 그런 일이 일어나지요.” 그럼에도 이해할 수 없다는 에디에게 파란 사내는 말한다. 타인이란 아직 미처 만나지 못한 가족이라고, 한 사람의 인생을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결코 떼어 놓을 수 없다고.

 

# 요약.

 

세상 사람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우리가 진지하게 인지한다면, 그래서 고의가 아니더라도 서로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서로를 좀 더 조심스럽고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살아있다는 자체만으로 폭력적이다. 물리적 폭력은 물론이요,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로도 타인에게 안겨줄 수 있는 충격은 엄청나다. 지금 이순간,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소외'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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