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래피의 사색 # 76 '내일은 늦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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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래피의 사색 # 76 '내일은 늦으리'

# 76 '내일은 늦으리'
기사입력 2016.12.1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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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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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동효(DJ래피)]

1992년에 발표된 '내일은 늦으리' 라는 타이틀의 앨범이 있다. 신해철, 윤상, 신성우, 김종서, 신승훈, 이승환, 서태지 등 당대 최고의 고수들이 모여 함께한 이 앨범은 취지도 참 좋았고 구성원들의 퀄리티 자체가 워낙 쩔었기 때문에 아직도 생생히 기억 속에 남아있다. 내일은 늦으리. 이 한 문장속에는 다양한 이슈를 담은, 하지만 모두를 관통하는 본질적인 메시지가 있다.

 

우리 주변에는 늘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자신이 마냥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은 망각하며, 그 기다림이 결국은 헛된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훨씬 더 많다. 솔로몬도 말했지 않은가,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고. 사람들을 실제로 행동에 나서도록 해주는 사건은 항상 뒤늦게 찾아온다. 멍하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다가 왕성하던 젊음이 다 사라져 버린 뒤에야 말이다. 시간이 흘러 '때가 왔다싶은 그 순간에는 몸은 늙어 감각을 잃고 영혼은 둔해졌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너무 늦어 버렸어라고 내뱉기 일쑤다. 하염없이 '그날'만을 기다리다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안전한 삶을 위해-하긴, 세상 어디에도 안전한 삶이란 결코 없지만-현재의 열정을 억누르는 삶.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삶. 그것이 행복인가? 지금 미래로 보이는 것도 언젠간 현재로 다가올 것이다. 그렇게 이미 현재가 되어버린 미래에서도 또 다른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게 될 것이다. 유한한 생명체인 우리에게 불행하게도 그 쳇바퀴의 마지막은 죽음으로 다가온다. 나는 현재 누려야 할 행복, 기쁨을 미래로 저당잡히고 싶지 않다. '미래'라는 이름의 전당포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현재 누려야 할 행복'들이 저당잡혀 흘러 넘치고 있다.

 

과거는 부도수표, 미래는 어음, 현재는 현찰이다. 지금 하고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르바처럼 지금 당신이 키스를 하고 있다면 그것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며, 거기에만 집중해야 한다. 우린 '지금'에 집중하는 훈련이 매우 필요하다. '언젠가' 할 것이란 없는거다. 그것은 나 아닌 그 '누군가'가 할 것이란 말과 같다. 지금 내가 할 것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 한 일들이 연결되고 연결되어 미래가 나오는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이 무의미해 보이고 미래가 보이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해 즐겨야 한다. 수많은 지금이라는 점들이 연결되어 미래가 탄생한다.

 

어린왕자는 말했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야.”

 

모래바람이 숨을 막고, 타는 갈증으로 생명이 말라버리는 곳, 사막. 그러나 저 곳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있기에 유목민들은 오늘도 열사의 사막을 가로지른다. 사막에 사는 유목민들의 언어에는 미래 예시어가 없다. ‘며칠 후’, ‘몇 달 후의 미래를 지시하는 말이 없다. 모래에 갇혀 오늘 당장 죽을 수도 있는 사막에서 미래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에 최선을 다할 수 있고, 자연의 섭리에 철저히 순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늘을 만나면 반드시 쉬어야 한다. 언제 다시 그늘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 만난 사람과도 바로 친구가 될 수 있다. 내일은 너무 늦은 시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요약.

 

과거를 따라가지 말고 미래를 기대하지 말자. 한번 지나간 것은 이미 버려진 것.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다만 현재의 일을 자세히 살펴, 잘 알고 익히자. 누가 내일의 죽음을 알 수 있으랴.

 

"저는 솔직히 내일과 미래에 대해서 전혀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어떤 계획도 없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갈 뿐입니다. 바로 지금이지, 그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부처님과 조사들이 한결같이 말해 온 진리이지요." -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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