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래피의 사색 # 81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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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래피의 사색 # 81 '공부'

# 81 '공부'
기사입력 2016.12.1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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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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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동효(DJ래피)] 

"교수님, FL이나 에이블튼이 좋아요 아님 큐베이스나 로직이 좋아요? 트랙터가 좋을까요, 세라토가 좋을까요? CDJ가 좋아요, 컨트롤러가 좋아요?"

 

이는 내가 학생들로부터 늘상 접하는 질문들인데, 하나같이 본질을 놓치고 있다. 황금으로 도색한 화려한 축구공을 샀다고 해도 헛발질할 거면 무슨 소용이며, 두랄루민과 타이태니엄 합금으로 된 배트를 들고 나왔다 해도 땅볼도 못치고 루킹삼진으로 물러날 거면 무슨 소용이랴. 다이아몬드가 알알이 박힌 축구화를 신었다해도 기본이 없으면 그저 그런 ''발이라 불리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부디 비싼 장비, 좋은 프로그램 타령들 하지말라.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장비 '허세남'이 되고싶지 않거든 쿵빡쿵빡 기본부터 쌓아라. 본질을 꿰뚫고 있는 자라면, 로직 프로 X 대신 케이크웤 바둑판 버전을 갖다줘도, 최신형 컨트롤러 대신 붐박스를 갖다줘도 얼마든지 환영할 것이다. 음악을 듣는 이에게 그 곡이 어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어떤 CDJ로 플레이 하고있는 것인지는 전혀 중요치 않다. 감성으로 다가갈 수 없다면,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면 제 아무리 화려한 모양새라도 접근 불가다.

 

'공부'를 중국에서는 '쿵푸'라고 읽는다. 우리에게는 그냥 단순히 중국 무술로 알려져 있지만 '쿵푸''실력을 쌓아 자신을 키워나간다'는 의미다. 무술 '쿵푸'는 거기서 갈라져 나온 말이다. 공부를 뜻하는 말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다 다른데, 일본에서는 공부를 '면강(勉强)'이라고 쓴다. 면강은 뭔가 억지로 시키거나 한다는 의미다. 중국에서는 공부를 '염서(念書)'라고 쓴다. 염서는 책을 생각한다는 의미다. 공부의 말 뿌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옛 어른들의 공부론을 엿볼 수 있다. 그분들은 공부가 '면강(勉强)'도 아니고 '염서(念書)'도 아닌 '공부'여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다.

 

우리나라의 '공부'는 억지로 시키거나 하는 것이 아니고, 멍하니 앉아 책의 내용을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공부는 실력을 쌓아 자신을 키워 나가는 거다.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나가는 거. 바흐, 모짜르트, 베토벤의 작품들도 약 35퍼센트만이 연주되고 있다. 피카소의 작품들도 그 일부만이 우리에게 알려져 있을 뿐이고, 아인슈타인의 논문들 대부분은 그 누구도 인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세계적인 거장들에게도 형편없는 작품들은 수없이 많다. 성공하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만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아이디어를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성공한다. 아이디어의 양이 많아지면 그에 따라 아이디어의 질도 높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습작이 중요하다. 조급한 마음은 버리고 묵묵히,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와 과정을 겪어야 한다. 그것이 공부다.

 

# 요약.

 

우리는 혹시 기본 자세를 생략하고 기왓장 깨기를 먼저 가르치거나 배우려고 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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