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교사 정재훈의 “꼰대가 바라보는 세상이야기” EP4. 이방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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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교사 정재훈의 “꼰대가 바라보는 세상이야기” EP4. 이방인 세상

기사입력 2016.12.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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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사 정재훈의 꼰대가 바라보는 세상” EP4. 이방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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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정재훈 칼럼리스트] 
글로벌 세상이 도래한지 꽤 오래되었다. 내 어렸을 때만 해도 해외여행은 죽기 전에 한 번 하면 많이 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세상이 변하면서 나 같은 촌놈도 해외를 여러 번 다녀왔다. 비행기 값이 싸지고 여행에 대한 정보가 방대하고 빨라지면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해외여행을 몇 번 다녀왔는지가 자랑거리가 된 것 같다. 이제 일본이나 중국을 다녀온 것은 자랑 축에도 못끼는 것 같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경남 김해이다. 김해는 도시와 농촌이 혼재되어 있는 도시이며 농촌면적이 도시보다 넓다. 도시와 농촌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합산이 전국 1, 2위를 다툴 정도로 많다. 구도심을 지나다보면 2명 중 1명은 외국인일 정도로 밀집도가 높은데, 솔직히 나는 그들을 고운 시선으로 보고 있지 못하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쉬는 날 친구들끼리 무리지어 걸어오면 슬쩍 피하게 된다. 지하철에서 무리지어 앉아있으면 다른 쪽으로 가서 앉게 된다. 안그래야지 생각하는데 오랜 시간동안 세뇌되었던 단일문화 교육은 나를 본능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
 살다보면서 느끼는 것이 우리나라만큼 차별이 심한 나라가 있겠나 싶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차별을 생활화하고 살았었다. 신분차별은 워낙 오래전부터 있어 온 것이어서 차치하고 지역차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조선시대부터 전라도는 경상도에 비해 정치적 입지가 좁았고 차별을 받았다. 이름 있는 서원이나 향교는 경상도에 많았고 이황, 이이, 주세붕 등의 조선 유학의 큰 기둥들은 경상도에서 배출된 반면, 주요 유배지는 죄다 전라도 도서지역이었다. 전라도 사람들은 정치적 네트워크가 부족하여 과거에 합격해도 고위관직으로 올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해방 후 독재자들이 정치공작으로 경상도와 전라도를 악용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지역감정으로 발전하여 동서의 차별이 시작되었다. 한반도의 반쪽인 작은 땅에서도 차별이 있는데, 하물며 바다 건너온 사람들에 대한 차별은 오죽하겠는가?
  글로벌 세상이라면서 많은 여성들이 외국인 배우자를 선호하고 있다. 대놓고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이 꿈이라고 이야기하는 여성들이 많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자세히 인터뷰해보면 대부분은 유럽이나 미국 외국인들을 생각하지 동남아시아나 중동의 외국인과 결혼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억만장자라면 모를까 같은 경제력이면 백인 남성을 원한다. 피부가 어두운 사람들은 못살고 못생겼다는 편견이 강하고, 매체의 영향도 큰 것 같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다르다와 틀리다의 구분을 잘 못하는 것 같다. 엄마들은 두 아이의 성격이 완전 틀리잖아.’ 이렇게 쉽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다르다라는 것에 대한 훈련이 부족하다보니 그것을 틀리다로 혼용하는데, 그 안에는 차별이라는 것이 내재되어 있다
 잠깐 국내문제로 들어가보자. 땅콩리턴이라 불리는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씨의 갑질사건 이후로 대한민국은 금수저 흙수저 논란에 휩싸인다. 금수저 흙수저는 인류탄생 이래로 한 번도 해소되지 못했던 논란인데 이제와서 불거지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인내심이 한계에 가까워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정보가 부족해서 시야가 좁았던 과거에는 흙수저는 그냥 내 팔자이겠거니 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시야가 넓어지면서 금수저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듣게되면서 그에 대한 반발심이 생기는 것이다. 인간은 누군가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차별받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참지 못한다.
 우리 아이들을 지도하다가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 형평성이다. 자신이 특별대우 받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 안하던 학생도 다른 학생에 비해 좋지 못한 대우를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득달 같이 달려들어 저항하고, 그것도 모자라 SNS에 자신의 생각을 올리면서 선생님에 대한 공개재판을 한다. 그래서 학생들을 공평하게 대하는데 선생님도 머리가 아프다. 미성숙한 우리 아이들도 차별에 대해서 민감한데 어른들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국민의식이 성장하면서 이제 우리는 정치지도자들에게도 공평함을 요구한다. 국민들 몰래 부도덕한 방법으로 잇속을 챙겨서 부자가 된 기업인이나 정치인들에 대해 국민들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할 정도로 정치참여도 활발해졌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꼼수들이 너무 많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 그의 딸이 벌였던 행각만 봐도 우리 사회가 나갈 길이 아직 멀었구나 생각이 든다. 실력이 없는 딸을 정치권력을 이용하여 학벌을 선사하고 금메달리스트까지 만들고 부자로 만들어준 잘못된 모성애, 그리고 그 옆에서 그 정치권력을 이용해서 또 다른 금수저가 된 문화, 체육인들, 그들을 방관하고 협조했던 정치인들까지 모두가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농락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최순실씨가 더 괘씸한 것은 나와 같은 직업인 교사들을 함부로 대했다는 사실이다. 청담고 선생님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최순실씨는 교사들을 겁박하고 육두문자를 써가며 자신의 위세를 내세웠다고 한다. 그런 대접을 받는 선생님들은 얼마나 치가 떨렸을까? 부모 잘만나서 호위호식한 케이스를 본 다른 학생들은 어떠한 마음이었을까? 그리고 나중에서야 밝혀진 충격적인 비리를 본, 이제 어른이 된 그 학생들은 얼마나 큰 상실감에 빠져 있을까? 마치 이 사회의 지배자인 것처럼 행동하고 일반인들을 무시하고 차별했던 것을 보면서 우리는 분노를 느낀다.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재벌들, 고위공직자, 사회지도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그들만이 알고 있는 꼼수로 재산을 축적하고 약자의 피를 빨아먹고 성장하여 지금 그 자리에 선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선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의 개입을 철저히 막고 있다. 돈 많은 기업이 비리를 저질러서 언론에 알려지면 급하게 돈으로 여론의 확산을 막고, 힘 있는 정치인의 비리는 정치권력으로 언론을 통제하게 된다. 그리곤 마치 자신들의 노력으로 모든 것을 이룬 것처럼 행동하고 갑질을 하는 것을 보면 참 밉상이다
 다시 해외 시각으로 눈을 돌려보자. 우리는 이제 차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당하지 않은 차별에 대해서는 강하게 저항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 민족끼리 갈등이라면 어떻게든 해결책을 만들 수 있겠지만 그것이 다른 민족과의 문제라면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저렴한 노동력을 얻기 위해 실시했던 산업연수생 제도 시행 이후부터 우리나라는 다문화국가가 되었다. 단군신화에서 나온 곰의 자손 뿐만 아니라 용의 자손, 늑대의 자손 등도 우리 사회에는 많다. 그들을 제대로 포용하지 못해 벌어진 사례가 유럽 곳곳에 있지 않은가?
 프랑스는 대표적인 이민정책 실패사례를 보여줬는데, 이는 우리와 아주 유사한 양상을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프랑스는 90년대부터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나라였다. 출산율이 낮다보니 산업이 침체되고, 그에 대한 대책으로 이민장려정책을 실시하게 된다. 가뜩이나 실업률이 높은 프랑스에 이슬람계 이민이 늘어나다보니 프랑스 국민들의 반발이 심해졌고 이주민들의 범죄를 구실삼아 이민정책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게 된다. 그러나 이미 많이 이주한 외국인 노동자들을 강제로 추방할 수 없고 추방을 한다고 하더라도 프랑스 경제가 휘청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정치지도자들은 이러한 국민정서를 악용하여 이슬람계 이민자들을 몰아내는 정책을 입안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들이 부르카 착용금지법이다. 이민에 이어 종교탄압을 받게된 이슬람계 이민족들은 프랑스 사회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되고 테러와 같은 행위로 그들의 분노를 표출하게 된다.
 할랄푸드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아직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진다. 할랄푸드란 이슬람 사람들이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한 축산물을 말하며 이러한 식품은 웰빙푸드와 맥을 같이 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2019년 할랄푸드 시장은 3조 달러에 이를 정도로 확대될 예정인데 이러한 큰 시장 진입을 막는 가장 큰 장벽은 우리 민족의 차별이다. 지금 종교계를 중심으로 할랄푸드 반대 움직임이 활발하다. 2015년 정부는 아랍에미레이트와 국내 할랄푸드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후보지로 익산시를 발표했는데 지역민과 기독교 단체들이 거센 항의를 하여 사업이 전면 보류되었다. 아직도 기독교 단체들은 무슬림들을 이슬람과격단체 IS와 동일시하여 배격하는 홍보하기 바쁘다. 지역주민들은 무슬림들이 지역 내 증가하는 것에 대해 격하게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할랄푸드는 전세계 13억의 무슬림뿐만 아니라 웰빙을 갈망하는 세계인들에게 오랜 시간 동안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할랄푸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주도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판국에 우리는 근거없는 차별로 시장을 점점 뺏기고 있다.
 세상이 이미 글로벌화 되었고 이미 많은 무슬림들이 한국에 들어왔다. 그들은 이제 우리의 국민이 되었는데 그들을 배척하는 것은 프랑스와 같은 불상사를 우리도 자초하겠다는 말이 된다. 사람이 사람을 피부색을 이유로, 종교적인 이유로, 지역적인 이유로 배척는 일은 전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로 보왔을 때 정당하지 않은 처사이다.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고 , 다양하다는 것은 세상이 더 재밌어진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가 프랑스와 같은 불상사를 막고 미래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문화를 받아들이고 우리와 다른 이방인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방법 밖에 없다. 우리 민족은 주어진 여건 안에서 서로 보듬고 살아가는 따뜻한 마음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인식을 조금만 바꾸면 갈등이 없는 발전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글로벌 세상에서 우리는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정재훈 칼럼리스트 기자 masina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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