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교사 정재훈의 “꼰대가 바라보는 세상이야기” EP5. 우리나라 기업이 앞으로 나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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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사 정재훈의 “꼰대가 바라보는 세상이야기” EP5. 우리나라 기업이 앞으로 나갈 길

기사입력 2016.12.3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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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교사 정재훈의 꼰대가 바라보는 세상” EP5. 우리나라 기업이 앞으로 나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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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정재훈 칼럼리스트]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 경제가 밝지 않은 것 같다.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 예상치는 매번 하향조정되고 있다. 기업의 수출량은 줄었다는 기사들만 보인다. 제조업 관계자들과 이야기해보면 경기하락은 더욱 심각하게 느껴진다. 국내 경기가 안좋아지면 나도 영향을 받지만 무엇보다 제자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 취업이나 창업하였을 때 타격을 받기 때문에 항상 경기가 좋았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경제의 하락세는 어쩌면 필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고3에 겪었던 IMF 사태. 이전 한국의 경제는 그야말고 초고속 성장이었다. 매년 10% 가까운 경제성장율을 기록 했었고 길거리에는 돈이 넘쳤다. 동아시아 경제의 흐름으로 보면 2000년 이전 우리나라는 일본 제조업을 벤치마킹하여 성장하였고 이후 세계 일류 일본 기업의 시장을 가격경쟁과 품질로 물리쳤다. 선박, 통신기기, 전자제품 등에서 높은 세계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우리나라 제조업은 호황기를 맞게 된다. 국가부도사태를 맞아 우리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으나 곧 극복하고 우리나라는 재도약을 했다. 국제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나름 선방을 했으나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중국이다. 중국은 두자릿수 급격한 경제성장율을 보였는데, 우리가 일본에게 했던 것과 비슷한 전략을 사용한다. 생산 표준화가 이루어진 부문에서부터 많은 기업이 중국의 가격경쟁력에 밀렸다. 우리가 선점하고 있던 많은 시장을 중국에게 내주기 시작했다. 지금의 중국도 언젠가는 인도에게 똑같이 당할 것이라고 많은 학자들이 예견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는 앞으로는 지속적으로 중국에게 시장을 뺏기면서 일본이 과거에 했던 것처럼 오랜 불황에 빠지게 될 것인가? 우리 경제를 낙관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좋은 예를 일본과 미국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경제강국에 밀려 오랜 시간 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해왔지만 엔저 등의 공격적인 정책을 통해 일부 경기부양에 성공하였다. 뛰어난 품질에 가격경쟁력을 갖추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은 중국에게 밀렸던 제조업의 지위를 점점 되찾아오고 있다. 기술개발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을 하면서 점차 제조업이 회복되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도 이 나라들의 사례를 참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정책은 세계경제의 흐름, 국내경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며 부작용도 크기 때문에 정책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
  나는 우리나라 기업의 윤리성에 희망이 있다고 본다. 지금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남자들이 의례히 그렇듯 나도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 소위 차 덕후라 불려도 이상이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토종 자동차 기업인 현대/기아 자동차는 GM과 르노삼성, 쌍용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거센 저항을 받고 있다. 해외 글로벌자동차 기업들은 기존의 대우, 삼성, 쌍용 등의 자동차 회사가 경영난으로 위기에 왔을 때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이들 기업을 인수했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은 세계 유수의 브랜드들을 자회사로 흡수하면서 브랜드 가치 뿐만 아니라 기술경쟁력까지 강화하고 있다. 점점 거대화하고 있는 글로벌자동차 회사 앞에서 기술과 가격경쟁력만으로 버티는 것이 쉽지 않다
   많은 소비자들이 국산차를 선택하는 이유는 가격과 A/S의 용이성이다. 소위 프리미엄 브랜드라 불리는 독일 3사의 자동차 및 기타 외제차들은 사실 국산차와 경쟁이 될 수 없다. 국산 자동차보다 같은 급에서는 적어도 수천만원 비싸고 A/S 비용도 국산차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아직까지 구매의 턱이 높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 한 국산화된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저항에서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가격도 비슷하고 A/S에 대해서도 크게 차별화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경쟁력있는 모델이 출시되었을 경우 타격은 불가피하다. 이런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윤리적 기업경영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을 우리 기업 자동차 기업이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 기업에 대해 사람들의 불만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국산자동차가 국민들을 '호갱'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해도 국민들이 믿고 구매해주니 수출용 모델보다 여러 부분에서 원가절감을 하면서 성능이 떨어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는 것이 안전의 문제이다.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안전이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는 오래전부터 같은 모델에 대해 내수용과 수출용을 차별한다는 이야기를 많이한다. 기업에서는 내수용과 수출용이 차이가 없다고 계속 주장을 하지만 국민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일이 관행처럼 있어왔다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역사는 3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일찍부터 자동차를 만들어왔던 글로벌 기업에 비해 우리나라의 초창기 모델들은 경쟁이 되지 않았다. 디자인적으로는 진일보했지만 성능은 하루 이틀에 따라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봤고, 그래서 수출용 자동차는 덤핑을 해서라도 시장을 확장했어야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해외에서는 국산 자동차가 국내와는 비교가 안되는 프로모션을 하면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그래서 동일 모델을 해외에서 역수입을 해서 구입하더라도 저렴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더욱 분노하는 것은, 안전의 문제로 내수와 수출을 차별하는 것이다. 실제 아직도 내수용과 수출용 자동차의 에어백이라던지 전면과 측면 빔이라던지 철판두께 등의 부분에서 내수용과 수출용은 다르게 출시된다. 기업은 우리와 해외의 법령이 다르기 때문에 기준에 맞게 차량을 만들다보니 내수용과 수출용이 다르다고 이야기를 한다. 우리보다 자동차의 역사가 긴 미국의 경우는 안전기준이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세부적이고 강하다. 그러면 우리 기업들은 미국과 같은 기준으로 차량을 만들면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없을텐데 문제는 기업의 이윤이다. 보다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국내 기준에 맞는 가장 저렴한 부품을 쓰다보니 국내 소비자들의 안전은 위협받게 되고 불만이 많아진다. 에어백을 장착하여 차량을 구입했는데 사고났을 때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인명피해가 크게 발생했으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분노하고 제조사에 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는 지금까지 에어백 미전개에 대해 충돌조건이 안맞아서 에어백이 안터졌다는 둥, 다른 제조사의 에어백도 안터진 사례가 많다며 책임을 회피해왔다. 문제가 생기면 미국에서는 손해배상부터 리콜까지 성실하게 이행을 하면서 국내에서는 책임회피만 일삼다보니 국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상당히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제와서 판매량이 점점 줄어드니 내수용과 수출용의 차별이 없다면서 각종 퍼포먼스를 하면서 국민들에게 호소를 하지만 오랫동안 꼼수를 쓰며 잃어버린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
  이런 기업들의 사례는 비단 자동차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처음에는 국내 소비를 통해 성장하게 되고 국내에서 성공하면 해외로 눈을 돌리는 패턴으로 규모가 커진다. 기업의 경영이 악화되면 우선 해외 진출을 접고 국내 소비에 치중하게 된다. 그러다 경영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해외로 진출하기도 한다. 결국 국내시장은 기업에 있어 최후의 보루인 것이고, 그래서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는 필수적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의 정서는 재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번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 재벌 총수들이 청문회에 출두했는데, 재벌 총수들은 하나 같이 피해자였다는 입장이지만 국민들은 그들을 동정하지 않는다. 대기업들은 오랫동안 정경유착으로 부정을 저지르고 탄로나면 거짓과 꼼수로 넘어가려고 했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삼성의 갤럭시 노트7 사태와 관련해서 아쉬운 점이 많다. 기기의 결함이 발견되었을 때는 기업은 낮은 자세로 진정성 있게 소비자와 만나 사과와 보상을 하는 것이 순리이다. 우리 기업은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 기업의 하자를 문제삼아 과도한 보상금을 요구하거나 거짓으로 피해를 본 것처럼 꾸미는 소비자)라고 간주하고 대응을 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문제해결을 깔끔하게 해주지 못하고 일이 복잡해진다. 소비자를 신뢰하지 않는데 소비자는 기업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나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우리 기업의 경영에 있어 윤리적인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기업들에 대해 사람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초기 로마 성장기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높은 도덕성)을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페이스북 창설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나 알리바바 그룹의 회장 마윈이 보여주었던 도덕성만큼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에게 최소한 진정성 있게 양심적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 사람들의 생각인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 적이 별로 없다. 기업은 생산성도 중요하지만 이미지도 매우 중요하다. 제품만 좋다고 해서 사람들은 물건을 구매하지는 않는다.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양심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기업이 결국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다
[정재훈 칼럼리스트 기자 masina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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