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교사 정재훈의 “꼰대가 바라보는 세상이야기” EP8. 잠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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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교사 정재훈의 “꼰대가 바라보는 세상이야기” EP8. 잠의 즐거움

기사입력 2017.01.0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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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칼럼리스트 정재훈]
정재훈.jpg
[사진 = 교사 정재훈] 
   도서관에 갔다가 눈에 띈 책이 있었다. 북극곰이 푸근한 표정으로 자고 있었고 제목에는 '잠의 즐거움'이 적혀 있었다. 책을 훑어보는데 내가 평소에 이렇게 잠에 관심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많은 부분에 공감이 갔다. 그래서 결국은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샀다. 그 책을 읽으며 나는 왜 잠이 즐거운지 알게 되었고 바르게 자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잘 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수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는 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깨어있는 시간동안을 모두 알차게 지내는 사람은 아닌데 그래도 자는 시간이 왠지 버려지는 시간인 것 같아서 아깝다고 여긴다. 나는 하루에 보통 6~7시간 정도 자는 것 같다. 6시간이라고 하더라도 하루의 1/4을 잠으로 소비하게 되는데, 인생이 자는 만큼 짧아지는 것 같아 아깝긴 하다.
   잠을 많이 자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숏 슬리퍼(short sleeper)라고 불리는 사람인데 대표적인 사람이 나폴레옹과 에디슨이다. 에디슨은 사람은 하루에 3~4시간만 자도 충분하다고 역설하였다. 반면 잠을 많이 자는 부류의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자며 롱 슬리퍼(long sleeper)라고 불리는데 아인슈타인, 데카르트 같은 사람들이 이에 속한다. 사람의 수면 시간이 2배 이상 차이나도 문제가 없는 것일까?
  나는 과학적 소양은 많이 없지만 책에서 읽었던 내용들을 요약해보면 이러하다. 인간은 두 가지 수면패턴을 보이는데, 얕은 잠과 깊은 잠이다. 얕은 잠은 렘 수면(REM, rapid eye movement sleep)이라 불리며 몸의 근육은 이완된 반면 뇌는 아직 활성화된 상태이다. 그래서 이 때 꿈을 꾸기도 한다. 우리가 자면서 가위눌린다고 하는 것도 렘 수면에서 나오는 것이다. 뇌는 활성화되어 생각을 하는데 몸은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다. 성인들은 보통 20% 정도, 아기들은 80%의 잠이 렘 수면이라고 한다. 깊은 잠은 비 렘 수면(non REM)이라고 하는데, 숙면 또는 딥 슬립(deep sleep)이라고 불리며 흔히 누가 업어가도 모르고 잔다는 상태이다. 뇌가 비활성화 된 상태이므로 몸의 피로가 풀리는 것이다. 숏 슬리퍼들이 3~4시간만 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이러한 비 렘 수면을 잘 활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수면주기.JPG
 
   육아를 하거나 해본 사람들이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아기가 밤에 자주 깨거나 잠투정을 하면서 빨리 자지 않는 것이다. 이는 아기의 잠 패턴이 성인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피곤한 일이지만 아기의 렘 수면은 점점 짧아지기 때문에 조금만 더 버티면 곧 좋아지는 날이 온다. 혹자는 이를 100일의 기적이라고도 이야기한다.
   잠은 아기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매일 만나는 우리 중학생들에게도 정말 중요하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성장호르몬은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보통 청소년기까지 나오고 이후는 급격하게 감소한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나온다고 한다. 청소년기에 나오는 성장호르몬이 성인기의 골격을 결정한다고 봐도 되기 때문에 지금 수면 패턴을 못 지키면 망가진 골격을 성인이 되어서 돌이킬 수 없다. 아동과 청소년기에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과잉행동충동장애(ADHD)가 올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많다.
   나는 키가 비교적 큰 편이다. 아버지는 그 세대에서는 보통의 키인데 어머니는 작은 편이다. 유전적으로 나는 175cm 이상이 되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어렸을 때 가난해서 다른 친구들에 비해 영양상태가 좋다고 볼 수도 없었다. 그런데 나는 왜 컸는가 자주 생각하게 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수면패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성장호르몬이 나오는 수면패턴을 아주 잘 지켰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했다. 돈은 없어도 농구화는 꼭 사야했고 농구공은 좋은 것을 사려고 노력했다. 농구 자체가 성장판을 자극해서 성장한 것도 있지만 학교 마치고 해가 질 때까지 농구를 하다 보니 집에 가면 밥 먹고 씻고 나면 곯아떨어지기 일쑤였다. 그래서 난 밤잠이 많은 아이가 되었다. 밤 9시가 되면 졸음이 몰려와서 버티기 힘들었다. 중3때 연합고사를 대비해서 공부한다고 독서실에 갔었는데 9시가 되면 잠이와서 독서실 바닥에 뻗어 자거나 10시 이전에는 자주 집에 돌아왔었다. 결국 난 중학교 2~3학년 동안 키가 30cm가 넘게 컸다. 영양보충을 잘 했었다면 더 컸을지도 모른다.
   지금 아이들을 보면 10시 이전에 자는 학생들이 많이 없는 것 같다. 오늘도 아이들에게 물어봤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12시 전후로 잠을 잤다. 그 동안 뭘 했냐고 물어보니 학원에서 보통 8시쯤 마치고 집에 와서 핸드폰을 가지고 놀다가 잤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물어봤다. 아침에 일어나니 피곤하지 않냐고? 그러니 대부분의 학생들은 피곤하다고 했다. 스스로 잠을 깨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너무 당연한 결과이다. 성장호르몬은 다르게 말하면 피로회복 호르몬이기도 하고 면역 호르몬이기도 하다. 밤 10시부터 활성화되어 하루의 피로도 풀어주고 면역체계도 정비하고 성장도 하게 하는데 2시간이나 단축시켰으니 당연히 몸이 비정상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누적되면 결국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요즘 내가 관심이 많은 것 중 하나가 블루라이트이다. TV나 핸드폰 액정이 밝은 곳에서도 선명하게 보이기 위해 액정 뒤에서 발사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푸른 빛 광선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여 각성효과를 일으킨다. 블루라이트는 시력을 나쁘게도 하지만 오랜 시간동안 잠을 못 자게 하므로 성장호르몬을 억제하게 만든다. 학생들은 오랜 시간 블루라이트를 충분히 쬔데다 늦게 자기도 하니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나올 일 있겠는가? 지금 세대의 아이들은 기성세대보다 충분히 영양섭취를 잘하고 있으나 몸이 허약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수면에도 원인이 있지 않을까?
   낮 시간 동안 많이 자는 행위도 성장에 방해가 된다. 낮잠이 성장호르몬을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낮잠을 많이 자면 밤에 숙면을 하기 힘들다. 성장호르몬은 낮에는 거의 나오지 않고 밤에 숙면을 하는 동안에 집중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낮잠을 많이 자게 되면 결국 성장호르몬 분비가 억제되는 것이다. 우리 학생들이 집에서 늦게 자면서 피곤하니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많이 자는데 피로회복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성장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억제되면 면역체계도 문제가 생기면서 질병에 취약해지게 된다. 물론 잠깐의 낮잠은 보약이라고 한다.
   요즘 아기를 일찍 재우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잠도 늘어났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컨디션이 전에 비해 부쩍 좋아진 것 같다. 예전 같으면 일 년에 감기 몇 번은 앓았어야 하는데 올해 들어 감기에 대한 기억이 없다. 감기가 오더라도 하루 이틀 만에 금방 달아나버렸다. 비록 성장은 멈췄지만 면역체계는 건강해졌다는 증거인 것이다. 오랫동안 잠은 아깝다는 생각을 해와서 완전히 고쳐지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올해부터는 잠이 안아깝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잠은 건강을 가져오고 건강은 즐거움을 불러왔다. 그래서 잠은 즐겁다.
[정재훈 칼럼리스트 기자 masina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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