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래피의 사색 #129 '포용 & 네트워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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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래피의 사색 #129 '포용 & 네트워킹'

#129 '포용 & 네트워킹'
기사입력 2017.01.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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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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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동효(DJ래피)]
 
경제학에서는 'Ceteris Paribus'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는 다른 조건들이 모두 동일하다면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가정은 사람들 사이에서의 관계를 논할 때는 애초에 적용 불가다.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조건이 모두 동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친구도, 형제도, 쌍둥이도, 부모 자식간도 서로 다르며, 이는 외모나 성격 등 인간을 규정할 수 있는 모든 면에 적용된다.
 
뱃속의 아기조차도 생물학적으로 보면 모체의 자궁에 자리 잡은 이물질로 간주된다. 태아는 본질적으로 모체와 절반의 동질성과 절반의 이질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에, 모체는 때에 따라 아기의 유전자에 들어 있는 절반의 이물질을 외부의 적으로 규정해서 항체를 만들어 공격하기도 한다.
 
이렇듯 태생적으로 인간이 서로 다름을 오롯이 인정하게 될 때에만 '포용'이라는 단어가 사용될 수 있다. 프랑스어에서는 톨러런스를 똘레랑스'라고 읽는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 상대방의 의견이나 생각을 바꿀 수도 있지만 그대로 용인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자기와 다른 차이를 받아들이되,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용인하는 가치가 똘레랑스이고 포용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산소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얻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미토콘드리아다. 미토콘드리아의 탄생 이후 지구의 생명체는 급속도로 발전했는데, 이 탄생의 비밀도 바로 '포용'이었다. 생명체들은 서로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협력함으로써 증식하고 복잡해졌는데, 미토콘드리아가 없었다면 복잡한 생명체는 나타나지 못했을 것이고, 공생이 없었다면 미토콘드리아도 없었을 것이며, 미토콘드리아의 연합이 없었다면 우리는 한갓 세균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어느 세계에서나 주기만 하거나 받기만 하는 일방적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주고 받음을 통해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관계만이 오래 지속된다. 생명은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어떤 것이 아니라, 질서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할 수밖에 없는 동적 평형상태에 있는 흐름이다. 그런 흐름을 거스르려는 것이 바로 암이다. 암은 변하고 흐르는 대신 무한정 확장하려고 한다. 생명의 기본적인 원칙을 거스르며 결국 전체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전체를 파괴하고 자신도 결국은 파괴되고 만다. 인간사회에도 암적인 존재라는 말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지않은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끊임없이 합리화하고, 남들의 비판에는 귀를 막고, 남의 것을 교묘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며, 언제나 슬쩍 끼어들어 자기 이익만 챙기고 자기 주장만 반복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부류들이다. 이들은 전체에 앞서 자기를 내세우고, 흐름과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집을 부리며, 무한 확장과 영구 존속을 꾀하다가 결국은 전체를 힘들게 하고 자기 스스로도 파멸하고 만다.
 
# 요약.
 
장장 15년에 걸쳐 <로마인 이야기>를 써낸 시오노 나나미는 책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켈트인이나 게르만인보다 못하고,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보다 뒤떨어지는 것이 로마인이라고, 로마인들 스스로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그들만이 그토록 번영할 수 있었을까?”
 
플루타르코스는 <영웅전>에서, 이런 로마인의 포용력에 대해 패자조차 자기들에게 동화시키는 이 방식만큼 로마의 강대화에 이바지한 것은 없다고 서술했으며, 키케로는 기원전 56로마제국의 건설과 로마 시민들의 명성과 관련해 아주 중요한 사실은 바로 로마의 창건자인 로물루스가 적들을 로마 시민으로 받아들여서라도 나라를 키워야 한다는 것을 가르쳤다는 점이다. 우리의 조상들은 로물루스의 선례를 따라 이방민족에게 계속 시민권을 내주었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서양문명의 발상지이며 민주정치의 꽃을 피웠지만 제국을 이루지는 못했다. 아테네에서는 부모가 모두 아테네 사람이어야만 시민권을 주었다. 당대 최고의 석학인 아리스토텔레스마저도 마케도니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시민권을 받지 못했다. 그토록 화려한 문명을 자랑한 아테네도, 강한 군사력을 보유했던 스파르타도 그리스 전체를 통일하지는 못했으며, 펠로폰네소스반도 밖의 세계로 뻗어나갈 수 없었던 이유는, ‘피를 나눈 사람이 아니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시민으로 받아들였던 로마와의 비교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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