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래피의 사색 #140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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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래피의 사색 #140 '시간이 없다'

#140 '시간이 없다'
기사입력 2017.01.1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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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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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동효(DJ래피)]

 
"시간이 없다"라는 말은 참 슬픈 말이다. 밥 먹을 시간도, 놀러 갈 시간도, 사색할 시간도, 산책할 시간도, 연애할 시간도, 책 읽을 시간도 없는 삶, 그거 괜찮을까? 사람들은 대개 타인의 말을 의식하며 산다. 무엇을 전공으로 선택해야 하며 무슨 직업을 갖는 것이 좋은지, 어떤 배우자를 선택하는 게 좋은지, 남들의 시선과 의견에 귀를 열어놓는다. 남들의 의견에 파묻힌 삶은, 무엇이 우리 존재의 참다운 방식인지 묻는 일을 망각하고 사는 것이다.
 
의자 같은 물건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그 존재 의미는 바로 용도에서 찾아진다. 즉 앉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의자다. 이것을 사용하는 자는 바로 존재에 대해서 물음을 던지는 자이다. 의자를 사용하며 살아가는 나 자신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이런 식으로 존재의 의미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행위가 존재 방식 자체인 자를 가리켜 현존재라 한다. 바로 우리 자신이다.
 
나는 왜 사는가? 무엇을 하는 게 의미있는 일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모든 물음은 바로 자신의 존재 의미에 관한 물음이다. 또 자신의 존재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는 것은 현존재가 '특정한' 본질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뜻한다. '특정한' 내용이 우리 존재의 본질이라면, 우리는 미리 주어진 그 본질에 따라서 수동적으로 살면 되지 존재의 의미에 관한 물음을 던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존재를 본래적 존재의 자리로 인도해주는 기분은 바로 불안이다. 공포가 특정한 대상으로부터 오는 기분인 반면, 불안은 그 대상이 없다. 불안은 그 대상이 없다는 데서, ()’에 대해서 느끼는 기분이다. 무에 대한 불안을 야기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죽음이다. 우리는 언젠가는 반드시 소멸한다.
 
죽음에 의한 유한성을 갖게 되는 방식으로만 비로소 실존하는 자에게 자신을 선택하는 자유가 찾아온다. 우리가 만약 무한하게 사는 존재자라면 어떨까? 이런 삶에는 인생의 어떤 계획도 들어설 수 없고, 성취를 위한 척도도 있을 수 없다. 무한한 시간을 뭐하러 계획하며, 또 어떻게 계획할 수 있겠는가? 오로지 우리가 유한한 존재일 때만, 우리는 인생에서 앞날을 염려하며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고 가치 있는 일을 선택하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죽음은 우리에게 이런 모든 자유와 선택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이다.
 
타인을 좇아 살며 타인들의 평가에 맞춰 사는 사람은 늘 바쁘면서 시간이 없다. “자기를 잃어버리는 자는 거기에서 자기의 시간을 잃는다. 그러므로 그에게 맞는 전형적인 말은 시간이 없다이다.”
 
# 요약.
 
인간은 세계속에 내던져진 존재다.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은 머지않아 다가올 죽음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삶의 무상함과 인생의 고통에 직면해 끊임없이 고뇌하게 된다. 이런 고뇌에서 삶을 정당화하고 시인하는 다양한 방법이 나타나게 되는데, 종교와 예술, 도덕과 학문 같은 것도 이 세계의 삶을 정당화하는 방법의 하나다. 삶과 세계를 정당화하는 것은 오직 자신의 의지다. 인간은 인간 스스로가 구상하고 희구하며 자신을 만들어가는 존재다. 사르트르의 말처럼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면, 인간은 자신이 지금 어떤 존재인가를 스스로 결정해 나아가야 한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나의 실천이며 나의 선택이다.
 
육십억이나 되는 인간들이
자신이 왜 사는지 아무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거잖아요
그걸 용서할 수가 없어요
- 박민규 <핑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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