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래피의 사색 # 172 / '크로노스 & 카이로스'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칼럼] 래피의 사색 # 172 / '크로노스 & 카이로스'

기사입력 2017.02.10 23:3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래피 사진 1.jpg

[사진 = DJ 래피]


그리스 신화는 '자식을 잡아먹는 아버지'라는 끔찍한 막장드라마로부터 시작한다. 하늘의 신 우라노스는 대지의 신 가이아와 썸을 타고는 많은 자식들을 낳았는데, 그들이 바로 티탄(Titan)이라 불리는 거인들이었다. 그 후 가이아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남편에게 불만을 품고 막내 크로노스에게 낫을 주어 아비의 생식기를 거세해버리라고 사주하는 고어물의 주인공이 된다. 이때 우라노스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는 흐르고 흘러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과거를, 아들은 현재를 상징한다. 과거는 자신이 사라져버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현재는 과거가 자신을 막는 것을 두려워한다. 시간은 무자비하게 흘러간다. 그러니 아버지의 세대는 사라지고 아들의 세대가 오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아들은 다시 아버지가 되고 모든 것은 반복된다.

 

시계로 표시되는 시간을 크로노스라 하고, 자신의 존재 의미를 느끼는 절대적인 시간을 카이로스라고 한다. 크로노스의 시간 개념, 이것은 객관적인 시간이며, 양적인 시간이다. 인간은 크로노스의 시간 속에서 자신이 필멸의 존재이며 그것이 바로 인간의 운명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카이로스, 이것은 주관적인 시간이며, 질적인 시간이다. 크로노스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한 시간은 60, 하루는 24시간. 그러나 그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소비하느냐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나는 음악을 듣거나 만들 때,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는 물리적인 시간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순식간에 흘러가버림을 느낀다. 반면, 누구나 지루한 일을 할 때 시간은 더없이 더디게 흐른다.

 

사람이 크로노스의 시간대로 살아가면 무기력한 인생을 살아가게 되지만, 그것을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승화시키면 자기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찾게 된다. 하여 나는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늘 살아가려 한다. 삶의 양보다는 삶의 질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무작정 바쁜 사람은 시간의 노예나 다름없다. 무엇에, 어디에 시간을 충분히 쓸 것인지를 아는 사람이 진정한 시간의 주인이다. 진심으로 그 순간을 즐긴 것만이 의미가 있다. 두 번 다시 없을 지금을 진심으로 아끼고 즐기고 사랑하는 것, 그리하여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해나가는 것, 이것이 카이로스의 시간이다.

 

나는 삼국지에 나오는 여몽의 멘트가 참 좋다. “무릇 선비란 헤어진 지 사흘이 지나서 다시 만났을 때 눈을 비비고 대면할(괄목상대)’ 정도로 달라져야 하는 법이라네.” 올더스 헉슬리도 말했잖은가. "완벽하게 동일한 일관성을 유지하는 사람은 죽은 자들 뿐이다."라고.

 

# 요약.

 

그대가 현명하다면 지금 포도주를 체로 거르게. 먼 미래의 욕심을 가까운 내일의 희망으로 바꾸게나. 지금 우리가 말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시샘하며 멀리 흘러가나니. 지금을 즐기게, 내일이란 말은 가능한 한 믿지 말고.

 

- 호라티우스, <송가> 111, Carpe Diem

<저작권자ⓒ아시아빅뉴스 & asiabig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97567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