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래피의 사색 # 186 / '거절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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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래피의 사색 # 186 / '거절의 미학'

기사입력 2017.02.1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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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래피 사진 1.jpg

[사진 = DJ 래피]

 학생이 묻는다. "교수님, 좋아하는 일을 찾은 사람에게는 결국 돈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데 그 말이 맞는 건가요?"

 

결론부터 말하자. 삼류 자기계발서에나 나오는 그런 말은 아쉽게도 헛소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음악이 너무 좋아 실용음악과에 진학한 모든 학생에게, 또는 그저 랩이 좋아 랩만 죽어라 하고 다닌다고 그 모두에게 다 돈이 따라온다고? 말이 안 되잖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굶는 사람이 더 많다. 나는 이렇게 답한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그것보다는 찾고 난 이후가 더 중요하다. 좋아하는 일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잘, 그리고 아주 "끈질기게" 해내야만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저절로 찾아지는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사실 찾는 것보다는 만드는 것이다. 좋아함의 판단 기준은 결국 그것에 얼마나 끈질기게 몰입해보았는가에 달려있다. 어떤 것이든 오랜 시간을 몰입할수록 그 대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알면 알수록, 몰입하면 할수록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안목이 생긴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아직도 경험으로 부딪히기를 두려워하며 시간이 지나도 자신이 대체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른다. 그들의 심리는 결국 해보고 싶은 건 많지만 고생하고 싶지는 않고, 돈 벌이가 안정된 직장에나 들어가면 좋겠는데 그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그건 또 재미가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인 것이다.

 

이런저런 변명은 집어치우고 실패와 거절을 지속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스스로를 단련하고, 이겨 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아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거절, 그것은 우리를 평생 따라다닐 것이다. 그러므로 거절에, 거절당함에 우리는 익숙해져야 한다. 거절당하면 또 하면 된다. 또 거절당하면 또 하면 된다. 이것이 거절의 미학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모두에게 돈도 자연적으로 따라온다는 이야기는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잘못하면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버릴 수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게 된 일이 시장이 원하는 일과 맞아떨어져야 하고, 거기다 잘 할 수 있는 재능까지 발휘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끈질기게 버틸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 요약.

 

'좋아하는 일을 하면 무조건 돈은 따라온다'라는 성공신화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잘, 그리고 끈질기게 해야만 한다. 그래야 돈도 따른다. 우리 주변에는 생활고를 겪고 있는 예술인들이 대다수 공존하고 있음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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