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래피의 사색 # 220 / '평온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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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래피의 사색 # 220 / '평온의 기도'

기사입력 2017.03.2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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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래피 사진 1.jpg

[사진 = DJ 래피]

아비투스(habitus)라는 개념이 있다. 아비투스란 계층적 관행, 관습, 문화, 습관 등을 이르는 말이다. 아비투스는 취향뿐만 아니라 판단과 행동양식을 형성하는데, 소위 '상류계층'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다른 계층과의 '구별 짓기'를 한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SNS에 남긴 "돈도 실력이야. 능력 없으면 너네 부모를 원망해." 같은 멘트, 이게 바로 걔네들의 아비투스다. 문제는 그 부모의 돈과 능력이라는 것이 "과연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한 것이었는가?"하는 점이다. 마르크스는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는 말을 남겼다. 최순실 등은 대통령의 비호 아래 국민 위에서 군림하는 존재가 되면서 비선실세와 특권층의 의식이 형성되어 대다수의 선한 국민들을 개돼지로 여기며 착취하고, 법을 어기고, 오로지 돈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기세등등하게 살아왔다

 

아침에 우병우가 팔짱을 낀 채, 웃으면서 검찰 조사를 받는 사진을 보았다. 그것이 검찰 조사인지 농담 따먹기인지 알 수는 없으나, 그 사진을 보면서 나는 "백이 숙제는 선한 사람이 아니라서 비운에 죽어 갔는가? 반면에 날마다 죄 없는 사람을 죽이고 사람의 간을 회 치는 등 천하를 어지럽혔지만 제명대로 살다 죽은 도척은 선한 사람이라서 천수를 누렸는가? 과연 하늘의 도란 것이 옳은 것이냐 그른 것이냐?"며 울부짖은 사마천의 분노와 울분이 어떤 것이었는지 이제 좀 알 것 같다.

 

사람은 여간해서는 잘 바뀌지 않는다. 끊임없이 배우고, 수양하고, 행동을 올바르게 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도 될까 말까인데, 저러한 아비투스를 가지고 살아온 자들은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밀랍처럼 단단해진 그들의 사고방식을 합리성이라는 명분으로 설득하고 바꾸려 하는 것은 차라리 무모한 행동에 가깝다. ‘그들의 본성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라는 이 명제를 받아들이고, 이제는 그러면 우리 대다수의 선한 국민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계속 두고 볼 것인가? 지금이라도 그만두게 하고 벌을 받게 할 것인가?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가능하다면 그들에게 권력을 주었던 시간 이전으로 돌아가면 좋겠지만 그것은 어차피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시점에서 경제학적인 측면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바로 매몰비용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믿음과 사랑을 그녀에게 투자했습니다. 지금 중단하면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될 거예요.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니 끝까지 지켜야 합니다.” ‘매몰 비용의 오류란 바로 이런 것이다. 이미 지불한 비용이 아까워서 다른 합리적인 선택에 제약을 받는 것. 헤어지려고 할 때마다 자신의 잘못을 후회한다며 찾아와 용서를 비는 연인과의 고통스러운 만남의 경우도 그런 케이스다. 도대체 왜 헤어지지 않느냐고 묻는 친구들에게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녀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쏟아부었어. 지금 와서 그만두면 그동안의 노력이 너무 아깝잖아.” 이 모든 게 다 전형적인 매몰 비용의 오류다.

 

내가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사람은 다 다르다.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측면에서 정치적인 견해와 지지자도 사람마다 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하지만 그것이 <불법과 불의>에 얽힌 문제가 되면 다양성의 존중은 결코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아직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는 가끔 "털어서 먼저 안 나는 사람 있느냐?"는 멘트로 합리화를 하는 사람이 있다. 맞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물론 거의 없겠지. 하지만 이건 먼지 수준이 아니라 중국발 황사보다도 더한 최악의 상황이며, 털어서 먼지가 났다면, 먼지가 아닌 황사로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이라면, 권좌에서 아직도 호의호식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법을 어기면 처벌을 받는 것, 그것이 바로 정의다. 당신들의 자식들에게 정의가 무엇인지를 가르치고 떳떳하게 정정당당하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치려면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있느냐?"며 감싸고 돌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대다수의 선한 우리 국민들이 이런 불의한 사회를 숙명으로 받아안고 계속 노예로 살아간다는 건 너무 슬프지 않은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뭐라도 시도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인간은 주어진 환경의 영향을 받기만 하는 존재는 아니다. 주어진 환경을 실천을 통해 개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불의에 대한 분노는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다.

 

# 요약.

 

다음은 라인홀트 니부어의 평온의 기도.

 

"하나님, 저에게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그 차이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우리는 대통령을, 최순실을, 최순득을, 정유라를, 정시호를, 우병우를, 대한민국 극혐조직으로 변질된 검찰을, 기타 등등의 불의한 자들의 본성을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아마도 끝까지 '참 나쁜 사람'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변화시키기는 힘들지라도 그들을 법에 의해 단죄할 수는 있을 것이다. 아니 단죄해야만 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이 땅에 정의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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