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VR 단편영화 '사라진 나라'의 평론 - 인지과학 전문가 이수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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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단편영화 '사라진 나라'의 평론 - 인지과학 전문가 이수화 대표

주인공의 머릿 속에 함께 들어가 헤엄치는 느낌을 생생히 전달하는 게 인상적인 영화
기사입력 2017.03.2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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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이지형 기자]

인지과학, AI, 딥러닝,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가인 이수화 대표의 VR 단편영화 '사라진 나라' 평론이다.

사라진 나라 1.png

[사진제공=talkinglove]

기억 전달자 : The Giver 

VR 단편영화 <사라진 나라>에서는 페르소나(주인공)이 영화 시작부터 아예 헝클어진 채 등장한다.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두고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그것은 1. 사람이 없어졌다 또는 2. 근거 없는 기억이 존재한다가 선택지가 될 수 있는데, <사라진 나라>는 둘 다 포괄한다.

우리는 흔히 인간의 뇌(대뇌피질)이 지니는 이성이, 동물의 뇌(변연계)가 지니는 본성을 억누른다고 말한다. 예컨대 육체적 한계를 이성으로 버티게 만드는 스파이물, 스포츠 영웅물의 프레임을 들 수 있다. 허나 <사라진 나라>는 전혀 반대이다. 주인공은 자기 파괴의 도돌이표, 바꿀 수 없는 미래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성을 ‘매우 적극적’으로 왜곡시킨다. 

한 마디로 그것은, <자신을 완벽하게 속이고 동시에 자신에게 완벽하게 속는 행위>이다.

주인공은 자기정체성 뿐만 아니라, 현실 속 자기 페르소나까지도 아예 대놓고 바꿔서 등장시킨다. 일본 가부키에서나 볼 수 있는 끝판 극적인 반전이 아니라, 반전이 영화 시작부터 여봐라는 듯 제시됨으로써 관객이 의심하지 않던 페르소나 아이덴티티의 부정을 바꿔놓았다.  

인간과 세계 사이에는 2개의 차원이 있다. 하나는 망막(retina) 바깥쪽의 외계, 또 하나는 망막 뒤쪽의 내부다. 주인공은 그저 자기 망막 뒤의 세계(일명 뉴럴 네트워크의 세계) 속 절망을 나름 열심히 극복하려 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랬던 것이 진짜 세계를 가상 세계로 뒤바꿔버린 것이다. 이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다. 우선 자기 망막 앞 세계의 실체를 가상 세계로 뒤집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뒤집힌 망막 앞 세계를 다시 자기 망막 뒤 세계로 가져와, 주인공 자신이 믿게 만들어야 한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돌고 도는 인식 전환이다. <사라진 나라>는 그렇게 망막 앞과 뒤의 세계를 재구축한 후, 그것을 관객에게 불편하고 과격한 방법으로 선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실재의 탈출을 꿈꾸는 주인공의 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

지금까지의 VR영화는 관객의 망막 앞뒤세계를 비벼서 새로운 느낌을 주도록 노력해왔다. 허나 <사라진 나라>는 스토리상의 가짜 인간이 느끼는 망막 앞뒤 세계의 혼돈을, 관객이 VR로 접하는 망막 앞 세계를 통해 통렬하게 제시한다.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관객의 망막 뒤 세계를, 주인공의 망막 뒤 세계로 일치시키는 데까지 성공한다. 

보이거나 만져질 수 없는 세계의 표상을 스토리로 전달하는 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특히 원작이 있는 영화의 경우, 원작 소설의 풍부한 지식, 사고의 흐름이 재현되지 못할 때가 많다. 이것이 문자 기반의 스토리텔링과 행위 기반의 영상 연출의 태생적 이분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VR 기술과 이에 걸맞는 망막 뒤 세계의 전달이라는 차원 높은 연출력이 <사라진 나라>에서는 시도되고 있다. 그저 멋진 A급 배우가 나와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말초적인 감각에서 벗어난, 주인공의 머릿 속에 함께 들어가 헤엄치는 느낌을 생생히 전달하는 게 인상적이다. VR 단편영화 <사라진 나라>가 크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 이수화 대표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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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alkinglove]

학력 & 경력 (시간흐름 순)

    •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문학사 졸업 (1995년) 

    • 서울대학교 인지과학협동과정 이학석사 졸업(1998년) 

    • 서울대학교 인지과학협동과정 이학박사 수료 (2003년) 

    • (주)LGCNS 부동산등기프로젝트 시스템 엔지니어 (1995~1996) 

    • 서울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인턴연구원 (1999) 

    • (주)언어과학 공동창업 & 기획팀장 (2000~2003) 

    • (주)선우엔터테인먼트 전략기획팀장 (2004~2005) 

    • (주)청담러닝 전략기획실·전략연구소장 (2006~2010) 

    • 서울시 교육청 교육과정개발위원 (2013~) 

    • (주)코그렌 대표이사 

    •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기획이사 

    • (주)엠티콤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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