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래피의 사색 # 233 / '근하신년과 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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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래피의 사색 # 233 / '근하신년과 구정'

기사입력 2017.03.2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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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래피 사진 1.jpg

[사진 = DJ 래피]

결론을 먼저 말하고 들어가겠다. 앞으로 '근하신년''구정'이란 단어는 웬만하면 사용하지 말자. 그 이유를 말하려다 보니 일단 시곗바늘을 좀 멀리 되돌려야겠다. , 만약 당신이 수렵 단계를 벗어나 한 곳에 정착해 농사를 짓고 살아야 한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그건 바로 언제 씨를 뿌리고 수확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한 달력일 것이다. 하여 인류 최초의 달력은 농작물의 파종 시기를 정하는 데에 목적이 있었다. 고대의 어느 문명권이든 날짜를 헤아리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은 천문현상을 이용하는 것이었고, 그 가운데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달의 모양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음력이다.

 

과거에 우리 조상들은 음력을 사용했고, 음력 정월 초하루를 설날이라고 했다. ‘설날이라는 단어의 유래를 살펴보면 은 그 해 첫 번째로 만나는 날이기 때문에 낯설다라는 말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그밖에 사린다’, ‘섧다등의 유래설도 있다.) 신라시대부터 설은 존재해왔으며, 조선시대에는 4대 명절 중 설날이 가장 컸다. 암튼 그러다가 갑오경장* 이후 고종이 음력을 버리고 양력을 채용하게 되면서 18951117일을 189611일로 정했다. (그러니까 18951117일과 189611일은 같은 날이 된다.)

 

* 청일전쟁(18941895) 와중에 일본군의 비호 아래 진행된 이 갑오경장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는 상반된 견해가 있다. 하나는 갑오개혁이 일제의 강요로 말미암은 것이기 때문에 '갑오억변'이라 불러야 마땅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동학혁명 운동(1894)의 간접적 성과라고 하면서 진보적인 역할을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견해이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때부터 음력을 폐지했기 때문에, 식민지 조선에서도 강압적으로 음력설을 없애려고 했다. 대신 일본 설인 신정을 쇠라고 강요했고, 우리 설은 구정이라 부르며 하루빨리 버려야 할 구습으로 깎아내렸다. 조선 문화 말살 정책을 편 일제는 설에 세배하러 다니거나 설빔을 차려입은 경우에도 먹물을 뿌려 옷을 얼룩지게 하고 떡 방앗간을 멈추도록 경찰을 동원해 감시하는 등, 온갖 탄압과 박해를 가했으나 음력설을 쇠는 풍습을 없애지는 못했다. 결국 1985'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을 거쳐, 1989설날이 다시 부활하게 되었다.

 

# 요약.

 

'근하신년'은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이며 보통 전범기인 '욱일기'와 세트로 장식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 뮤지션 '캬리 파뮤파뮤'라는 애도 몇 년 전 근하신년이란 멘트와 함께 욱일기를 세트로 장식해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근하신년이란 말은 '조선은 망했으니 무조건 일본식을 따른다'는 사람들에 의해 들어온 한자말이기 때문에 썩 유쾌하지 않다. 경술국치 이후 이완용과 같은 일본제국에 빌붙은 무리들이 일본의 조선 총독이나 관리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일본 풍습을 따라서 연하장이나 엽서를 보내던 것이 지금까지 쓰이고 있는 것이다. 그냥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구태여 제국주의의 풍습을 따라 할 필요가 있나?

 

우리가 지금 당연한 듯 쇠고 있는 설에는 이렇듯 아픈 역사가 스며있다. 이런 의미를 안다면 '구정'이니 '신정'이니 하는 용어와 '음력설'이니 '양력설'이니 하는 명칭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설은 그냥 음력 11일 하나뿐이다.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 유래도 잘 알지 못하고 나라 잃은 시절 사용했던 '근하신년'이나 '구정' 같은 글귀를 버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명절 설은 쇠는것이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래요.""-바라요."로 써야 맞다. 바라는 바, 즉 희망을 나타내는 말이 '바라다'이고 그 명사형은 '바람'이다. 노사연 씨의 '바램'이란 노래 제목이나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란 가사는 애석하게도 다 틀린 표현이다.

 

"2017년 희망찬 ''을 맞아 복 많이 받고, 즐거운 명절 '쇠기''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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