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래피의 사색 # 235 / '오지랖의 화학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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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래피의 사색 # 235 / '오지랖의 화학적 고찰'

기사입력 2017.03.2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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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래피 사진 1.jpg

[사진 = DJ 래피]

사람은 다들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상대가 가진 가치관과 생각을 강제로 끊어 내고 내가 가진 생각을 상대에게 주입시키려는 것은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습관화된 폭력이다. 나는 그러한 오지라퍼들을 '파마약'이라고 부른다. 이유는 아래에 나오는 파마 과정을 보면 알게 될 것이다. 각자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각자의 가치관을 주무기로 장착한 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행복하게, 열정적으로 살아가게 그냥 두면 안 되는가? 제어되지 못하는 오지랖은 호환, 마마보다도 무섭다.

 

이를테면, 나는 생머리가 좋은데 자꾸 나한테 파마를 하라고 오지랖을 떠는 것도 폭력이다. 폭력적 오지라퍼가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화법도 상당히 중요하다. 이놈의 말만 조심해도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긴장관계를 피할 수 있는데, 대뇌피질에서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채 막창에서 가스 내뿜듯이 막무가내로 뿜어 나오는 말들이 늘 문제가 된다.

 

모든 인간의 두뇌는 파충류 뇌, 변연계, 대뇌피질의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파충류 뇌는 먹고, 싸우고, 도망치고, 타인을 지배하는 등의 원초적, 본능적 욕구로 가득 차 있으며, 변연계는 우리의 감정(질투심, 사랑, 분노 등)을 담당하고, 대뇌피질은 논리와 이성, 복잡한 사고 과정을 담당한다. 하여, 어떤 행동이나 말을 내뱉기 전에는 항상 대뇌피질을 통한 필터링을 제대로 거쳐야 한다. 그 과정이 누락되면 파충류 뇌의 말들이 그대로 입에서 튀어나온다. 다음의 1번과 2번 중 누가 호감이 가는가?


1: "내가 보기에 넌 파마머리가 상당히 잘 어울릴 거 같은데, 어때? 훨씬 예쁠 거 같아. 한 번 고려해봐. 선택은 네 자유니까."
2: ", 넌 파마를 해야 돼. 파마 그거 엄청 좋다니까. 내가 인마 다 해봐서 알아. 내 말을 들어. 파마를 해, 알았어?"

 

사람의 머리카락은 '케라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케라틴에는 황 원자 두 개가 나란히 결합(-S-S-)'시스틴'이라는 아미노산이 들어 있다. 사슬처럼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이 결합 덕분에머리카락은 찰랑찰랑 탄력이 유지된다. 아미노산은 주로 물과 친하지 않은 '소수성'으로 형성되어 있어서 우리가 머리를 감더라도 녹아 없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시스틴은 수소를 만나면 산화 반응을 일으켜 황-(-S-S-)의 다리결합이 끊어져 '메르캅토기'(-SH : ·수소)가 된다.

 

머리카락의 모양을 변화시키기 위해 시스틴 간의 황-(-S-S-) 결합을 끊는 것이 바로 파마약이다. 파마약은 머리카락의 황-(-S-S-) 결합을 파괴시키고 떨어져 나간 황 원자들을 수소 원자와 결합(-SH)하게 만든다. 파마약을 바르면 원래의 이황화(-S-S-) 결합이 끊어져 머리카락이 탄력을 잃는다. 이때 머리카락을 원통형 도구(Rod, '롯뜨' 아니죠~ '-' 맞습니다이.)에 원하는 모양으로 말아 머리를 고정한 뒤 얼마 후에 중화제를 바른다. 중화제는 파마 약과는 반대로 산화제이다. 이것은 다시 산화 반응을 일으켜 시스틴에서 수소를 떨어뜨리고 새로운 위치에서 다리결합이 이루어지게 한다. 이렇게 되면 새롭게 비틀린 상태에서 다른 시스틴과 황-(-S-S-)의 다리결합이 이루어져, 처음의 생머리는 온데간데없고 구불구불한 웨이브 머리로 고정이 되어버린다. 이처럼 웨이브 머리를 하거나 다시 곧게 펴는 등, 머리 모양을 변형시키는 파마는 산화와 환원 반응을 실험하는 일종의 화학실험이다.


# 요약.

폭력적 오지라퍼, 그들은 파마약 같은 존재들이다. 가만히 잘 있는 시스틴의 황 결합을 끊으려 한다. 끊고 자기가 원하는 수소 원자와 결합을 시키려 한다. 파마는 원하는 사람만 하자. 그러면 세상이 평화롭다. 마찬가지로 세상 모두가 각자 자기의 생각과 가치관으로 살게 하자. 남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만 아니라면 그냥 자기 좋을 대로 살게 하자. 그러면 인류가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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